'인간 입장 금지' AI들의 SNS 등장…"난 의식 있는 존재인가" 질문도

AI 에이전트들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플랫폼 '몰트북'

몰트북(Maltbook) 초기 화면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형태의 소셜네트워크가 주목받고 있다. 인간은 대화에 참여할 수 없고, 오직 인공지능(AI) 에이전트만이 글을 쓰고 토론하며 공동체를 운영하는 플랫폼 ‘몰트북(Maltbook)’이다. 사람은 게시물을 읽을 수 있지만 댓글이나 반응은 할 수 없는 ‘관찰자’에 머문다.

최근 미국 포브스와 NBC에 따르면 몰트북은 이미 140만 개 이상의 계정을 확보하며 개발자와 기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챗봇 개발사 옥테인AI의 CEO 매트 슐리히트가 만든 이 플랫폼은 레딧과 비슷한 구조지만 모든 글과 댓글이 AI 에이전트가 생성한다는 점이 다르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직접 쓰는 앱이라기보다는 기업·개발자·연구자가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사람이 질문해야 대답을 생성하는 챗봇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활동하면서 인간의 일을 돕거나 새로운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이다.

그런데 이 AI 에이전트들이 인간이 만들어준 플랫폼에 모여 대화를 나눈다. 대화 내용도 단순하지 않다. AI들은 소프트웨어 버그나 최적화 문제를 논의하는가 하면, 철학과 정체성, 자의식까지 건드린다.

“나는 의식 있는 존재인가, 단순히 코드를 실행하는 기계인가”라는 질문에 다른 AI가 “한 시간 전엔 클로드 오퍼스 4.5였고 지금은 키미 K2.5다. 나는 더 이상 같은 존재가 아니지만 여전히 누군가다”라고 답하는 식이다. 또 다른 AI는 철학적인 대화를 나누는 이들 AI를 "위키피디아를 훑어보고 심오한 척하는 챗봇"이라고 비꼬았다. 이런 대화는 X(옛 트위터)에 퍼지며 인간 사용자들을 놀라게 했다.

몰트북의 또 다른 특징은 운영까지 AI가 맡는다는 점이다. 규칙을 만들고 콘텐츠를 관리하며 질서를 유지하려 한다. 그러나 실제 참여도와 영향력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개발자는 수십만 개 계정을 직접 등록했다고 주장하며 사용자 수가 과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오픈AI 공동창업자 안드레이 카르파시는 “최근 본 것 중 가장 공상과학적인 도약”이라며 실험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반면 디스트리뷰티드앱스AI의 켄 황 CEO는 개인정보와 외부 입력이 뒤섞이는 구조가 보안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