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베테랑 운전자, 출근길 식당 돌진…20년째 매일 쓴 보온병이 '범인'

대만 50대 남성 납 중독으로 '신경계 손상'…교통사고 1년 만에 사망

오래된 보온병을 지속해서 사용할 경우 중금속에 중독될 수 있다는 대만 의료진의 보고가 나왔다. 출처=mothership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대만에서 내부가 부식된 보온병을 20년간 사용해 온 50대 남성이 납 중독으로 사망했다.

14일 대만 매체 ETtoday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성 A 씨는 출근길 운전 중 갑자기 방향 감각을 잃고 식당으로 돌진하는 사고를 냈다.

30년 넘는 운전 경력의 베테랑 운전자였던 그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조차 밟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외상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검사 결과 극심한 빈혈과 신장 기능 이상이 확인됐다. 뇌 영상 검사에서는 뇌 피질 위축 소견도 나타났으며, 이후 신장내과로 옮겨져 정밀 검사를 받았다.

A 씨는 의료진에게 "최근 들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있었고, 음식 맛이 이전과 달라졌다"고 호소했다. 특히 "평소 먹던 음식이 전반적으로 싱겁게 느껴졌다"며 미각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납 중독 가능성을 의심했고, 혈액 검사를 통해 실제 납 중독이 확인됐다. 이후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조사한 결과, A 씨가 거의 20년간 같은 보온병을 사용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매일 이미 부식되고 손상된 보온병에 뜨거운 커피를 담아 마셔왔으며, 의료진은 "이를 장기간 섭취한 결과 납이 체내에 축적돼 신장과 신경계가 손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뒤늦게 A 씨의 치료가 시작됐지만 상태는 기억력과 인지 기능 저하와 함께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건강이 점차 악화됐다. 결국 음식물이나 침이 기도로 넘어가 발생하는 '흡인성 폐렴'까지 겹치면서, 교통사고 발생 약 1년 만에 사망에 이르렀다.

전문의는 이번 사례와 관련해 "보온병에 레모네이드나 탄산음료, 한약 등 산성 또는 알칼리성 음료를 오래 담아둘 경우 중금속 용출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또한 단백질 찌꺼기 등이 보온병 내부 틈새에 쌓이면 세균 번식 위험도 높아진다. 정기적인 세척과 함께 일정 기간 사용한 텀블러나 보온병은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은 "내부에 녹이나 변색이 보이는 보온병을 지속해서 사용할 경우 내부에서 녹아내린 중금속 성분을 계속 섭취하게 돼 결국 신경계와 신장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교체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