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콜롬비아·그린란드"…마두로 친 트럼프의 '침략 본색'
쿠바·멕시코 등 상대로 군사적 개입 등 연일 경고…'서반구' 패권 전략
"이라크·아프간 등서 민주주의 모델 내세운 과거 정부와도 차이…'거래주의적 접근'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베네수엘라 정권을 무너뜨린 지 불과 48시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콜롬비아와 쿠바, 그린란드까지 언급하며 영토 확장의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콜롬비아가 "마약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병든 사람"에게 운영되고 있다며 군사작전 가능성을 시사했고, 쿠바는 "곧 무너질 것"이라며 침공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린란드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미국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마약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어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클럽에서 출발한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장시간 문답을 이어가며, 마두로 체포 이후 자신감이 크게 높아졌음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콜롬비아를 상대로 작전을 수행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답했다. NYT는 이런 말이 공허한 위협일 수는 있지만 그 핵심이 "미국의 힘, 그리고 마두로 작전이 그 힘을 사용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 문답에서 트럼프는 1823년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주권을 명시한 먼로 독트린에 자신의 이름을 섞은 '돈로 독트린'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이 예전의 외교 정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로주의는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에서 베네수엘라 공격에 대해 발표하면서도 기자들에게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은 다시는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국가안보전략(NSS) 문서에는 미국의 서반구 역할이 보다 정교하게 설명되어 있으며, 콜롬비아·멕시코·쿠바·그린란드까지 확장된 구상을 담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에는 이 부분이 '트럼프 수정 조항(Trump Corollary)'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갔다. 중국 같은 외부 세력이 서반구에서 군사력이나 전략적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의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언급하며 "우리가 그 산업을 세웠는데 그들이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임 대통령이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늦었지만, 우리가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리처드 하스 전 외교협회장은 이를 "트럼프 독트린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작전 이후 행보가 '세계 전략'이라기보다는 '거래 중심의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가 서반구를 외부 세력의 석유 자원 접근에서 차단하겠다고 선언하며, 사실상 미국 기업들만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매장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여전히 석유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힌 점, 반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던 점이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국가안보전략에서 민주주의 증진을 강조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이후 체제에 대해 논하면서도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국제사회가 인정한 에드문도 곤살레스를 대통령으로 세우자고 요구하지 않았다. 민주주의 복원보다 석유 자원과 미국 기업 보상에 집중하는 이런 태도는 아프간·이라크에서 민주주의 모델을 내세운 같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접근과도 확연히 다르다.
게다가 먼로주의가 천명된 시기는 19세기 초로, 당시 미국은 인구 1000만 명 규모의 신생 국가였고, 해군도 소규모였다. 라틴아메리카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지배에서 벗어나던 시기였기에, 먼로주의는 유럽의 재식민화를 막기 위한 방어적 선언이었다.
그런데 이제 다시 먼로주의를 꺼내든 트럼프의 시선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 등 자원 부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작전 이후 미국이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보는 자원을 차지할 길이 열렸다고 판단하는 듯하다고 NYT는 분석했다.
그는 이미 그린란드에 대해 베네수엘라에 썼던 비슷한 논리를 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곳곳에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덴마크는 감당할 수 없다"며 그린란드 방위를 강화하기 위해 "개 썰매 한 대를 추가했다"고 비꼬았다.
다만 NYT는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에서처럼 그린란드를 차지하기에는 명분을 찾기 어렵고, 경제적 이익도 나토 동맹과의 갈등을 감수할 만큼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 석유 시설 복구 역시 막대한 비용이 들 전망이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