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날 "딸 잘못 키웠다" 무릎 꿇은 아버지…예비 시아버지는 채찍 20회
중국 소수민족 바오안족의 혼례 의식 '장인 매질'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중국의 한 소수민족 결혼식에서 신랑 측 가족이 "딸을 잘못 키웠다"며 신부 아버지를 채찍질하는 독특한 의식이 눈길을 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서북부 간쑤성에 주로 거주하는 바오안족에는 이른바 '장인 매질'로 불리는 이색 풍습이 있다.
바오안족은 인구 약 2만 4000명의 소수민족으로, 이슬람교를 믿고 바오안어를 사용한다. 결혼 풍습 역시 이슬람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혼인은 대체로 일부일처제를 따른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전에는 전통적으로 남성은 17세, 여성은 15세에 결혼했으며 결혼 절차와 날짜는 이슬람력에 따라 정해졌다.
전통적인 바오안족 결혼은 중매, 약혼 확정, 신부 예물 전달, 결혼식 등 네 단계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신랑 측이 혼인을 청할 때는 '송딩차'라고 불리는 예물을 보내는데, 이는 '약혼 차'라는 뜻으로, 암설탕(결정 형태로 굳힌 설탕)·말린 용안육(용안 열매를 말린 과육)·찻잎·호두 등을 네 가지 색깔의 종이에 싸서 전달한다.
신부 측이 이 예물을 받아들이면 두 집안이 공식적으로 혼인에 합의했다는 의미다.
바오안족의 전통 결혼식은 보통 사흘간 진행되며, 그중 가장 독특한 의식이 바로 '장인 매질'이다.
결혼식 당일 신부 측의 젊은 여성 여러 명이 신랑과 함께 신랑 집으로 간 뒤, 조리솥에서 묻힌 그을음을 신랑 아버지의 얼굴에 장난스럽게 바른다. 이는 진심 어린 축하를 상징한다.
한편 신랑의 아버지는 신붓집으로 초대돼 마당에 앉는다. 이때 신부의 아버지가 나와서 인사를 건네고, 단순한 덕담을 넘어 "딸을 제대로 키우고 훈육하지 못했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한다.
이 발언은 실제로 딸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 겸손과 예의를 표현하는 상징적 행위로 여겨진다.
아울러 신부 아버지는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신랑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벌을 달게 받겠다'는 뜻을 전한다. 신랑 아버지는 미리 준비된 채찍을 집어 들어 20차례 세게 때리는 시늉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간다. 이 상징적이고 연극적인 행위로 결혼 의식은 마무리된다.
이후 신부가 신랑 집에 도착하면 하객들이 혼인 잔치에 참석하지만, 신부는 자리에 함께하지 않는다.
전통에 따르면 신부는 처음 사흘 동안 신랑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하며, 대신 친정에서 가져온 음식만 먹는다. 이는 부모의 사랑과 양육에 대한 감사를 상징하는 의식이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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