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천' 닮은 30대 여성 장의사, 화장·향수 뿌린 채 염습…"무례" 논란

15년간 시신 염습한 중국인 장의사…SNS 팔로워 87만

중국의 30대 여성 장의사 판메이린(왼쪽), 유명 가수 장비천.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중국의 한 여성 장의사가 화장하고 향수 뿌린 상태로 염습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고인에게 무례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3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30대 판 메이리는 중국 후난성 성도의 사회복지전문대를 졸업한 뒤 장례 서비스를 전공했으며, 졸업 후 15년간 시신을 염습해 왔다.

산둥성 동부 칭다오의 한 장례 서비스 프랜차이즈에서 근무 중인 그는 지금까지 약 1만 5000가구를 도왔다.

판 씨는 지난 5월부터 자신의 업무를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많은 누리꾼은 유명 가수 장비천을 닮은 외모를 가진 여성이 장례 업무에 종사한다는 점에서 강한 대비를 느끼고 흥미를 보였다.

현재 판 씨는 SNS 팔로워 87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70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판 씨가 작업할 때 화장, 네일아트, 향수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판 씨는 "업무 수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판 씨가 죽은 사람에게 바를 화장품을 조심스럽게 준비하는 모습. (더우인)

그는 "나는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가족들이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산 자와 죽은 자 모두에게 공감한다. 사람이 죽고 나면 한동안 영혼이 주변에 머문다고 믿는다. 영혼들도 당황한 상태니까 내가 그들을 위로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판 씨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며, 장의사라는 이유로 연애나 인간관계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난 정직한 노동으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시선은 개의치 않는다"라며 "다만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존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거나, 어린아이를 쓰다듬거나, 고객 집에 앉거나 그들의 물건을 만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판 씨는 한 여성을 염습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영상에서 그는 시신에 화장해 주며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말아라. 가족들이 곁에 있다"고 말을 걸었다.

또한 눈물을 흘리는 고인의 딸을 위로하는 모습도 담겼다. 판 씨는 고인의 딸에게 "울면 어머니가 편안하게 떠나지 못한다"고 달랬다.

판 씨는 "젊은 어머니가 사망한 경우, 냉동 안치로 인해 얼굴이 수척해지고 입술이 검게 변한다. 그 모습으로는 편안하지 않을 것 같아 분홍색 립스틱을 발라 꾸며줬다"라며 "유족들은 감동해 제게 팁을 주려 했지만 저는 거절했다. 유족들은 세상을 떠나는 고인을 품위 있어 보이게 해준 노력을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한편 판 씨는 10대 시절 뷰티 블로거가 되고 싶었다며 "모든 여자는 예뻐지고 싶어 한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장례 관련 전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이 일을 하면서 그는 인생의 고통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법을 배웠다며 "모든 사람이 80~90세까지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잘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판 씨의 사연은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누리꾼들은 "장례식장 일은 매우 힘들다. 대부분 사람이 기피하는 직업인데 판 씨는 매우 전문적으로 일한다. 판 씨에게 경의를 표한다", "정말 중요한 직업이다. 죽음은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런 사람들이 필요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