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도웁시다”…노점 상인들 '결제 코드' 그 집으로 바꿔 400만원 모금
중국 푸젠성 노점상 하루 매출 포기, QR코드 바꿔 '감동 연대'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중국 푸젠성의 한 대학가 먹자골목에서 서로 경쟁하던 상인들이 하루 동안 돌연 '결제 QR 코드'를 바꿨다. 손님들이 낸 돈은 암 진단을 받은 한 노점상 계좌로 모였다는 훈훈한 이야기가 23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노점상들의 이 같은 감동적인 연대는 지난 10일 푸젠 사범대학교 근처 노점 거리에서 일어났다.
장젠우(50)는 이 길거리에서 고기전을 팔며 생계를 이어왔으나, 최근 신장암 진단을 받고 노점을 폐쇄한 뒤 치료에 들어갔다. 장 씨의 가족은 감당하기 어려운 치료비 때문에 SNS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 사연은 대학생들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그러자 같은 거리에서 장사하던 다른 노점상들, 심지어 경쟁 관계였던 상인들까지 뜻을 모았다.
이들은 가게 결제용 QR코드를 모두 장 씨의 계좌로 연결했다. 손님이 음식을 사서 QR코드로 결제하면, 음식값이 자동으로 장 씨에게 전달되도록 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노점상도 QR코드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일반화돼 있다.
한 디저트 가게 상인은 "오늘 모든 디저트는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오늘의 수입 전액은 '고기전 아저씨'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기부할 것"이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그러자 일부 손님은 실제 명시된 가격보다 더 많은 금액을 자발적으로 결제하기도 했다.
찐빵 가게 주인은 이날 수익이 1000위안(약 21만 원)이 넘었고, 이는 장 씨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장 씨와 1년간 알고 지냈다. 장 씨는 친절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일했다.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을 만큼 일만 하던 분"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루 동안 모인 돈은 2만 위안(약 422만 원). 장 씨의 아내는 "여러분의 관심과 지원 덕분에 남편이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더욱 커졌다. 남편에게 '많은 사람이 당신을 아끼니까 강해지고 건강해져야 한다'고 전했다"고 감사 인사했다.
해당 사연은 중국 SNS에서 주목받았다. 누리꾼들은 "상인들의 행동에 감동했다.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이번 주 푸저우에 가면 장 씨 아저씨를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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