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당해 낳은 아들이 결혼식에 '생부' 초대…엄마인 나는 가기 싫다"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성폭행당해 낳은 아들이 자신의 결혼식에 가해자인 남성을 '아빠'라는 이유로 초대했다며 한 여성이 괴로움을 호소했다.
최근 미국 유명 상담 칼럼니스트 '디어 애비'(Dear Abby)에는 아들 결혼식 참석 여부를 두고 갈등하는 여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제 아들은 성폭력으로 태어난 아이"라며 "최근 아들은 자신의 생부를 찾아 연락했고, 그와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 나섰을 당시에는 자신의 출생이 어떤 상황에서 이뤄진 건지 전혀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을 통해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들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생부를 자신의 결혼식에 초대했다는 것이다. A 씨는 "그 남자가 참석한다면 나는 결혼식에 가고 싶지 않다"고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아들은 "아빠는 결혼식에 반드시 참석할 거다"라며 "문제는 엄마의 감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A 씨는 "아들을 사랑하고, 아들의 특별한 날에 참석하고 싶지만 저를 성폭행했던 그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는 건 너무나 큰 트라우마"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은 제 마음을 산산조각 냈다. 아들은 제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고, 제가 그냥 참고 결혼식에 가서 감당해 내길 바라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디어 애비는 "아들이 보여주는 무감각함은 정말 충격적이다. 당신이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가해자와 한 공간에 있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라며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당신에게 가장 좋은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 당신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글 속에서도 느껴진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위로했다.
누리꾼들 "아들 입장에서 자신이 어렵게 찾아 나선 생부가 사실은 강간범이라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 거다", "그 남자가 '그건 강간이 아니었다'고 핑계 대며 온갖 변명을 늘어놓고, 그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포장해 아들이 믿었을 수도 있다", "결혼식 가지 말아라. 가족 중 누군가에게 영상으로 찍어달라고 부탁해라. 필요하다면 당분간 아들과 거리를 둬라. 언젠가는 아들이 아버지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될 것"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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