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벌레식" "온돌 난방되는 아래층 세입"…극단적 절약 중국 '2030'
젊은 층 사이 생존 위한 소비 패턴 열풍…'밀웜 식단' 화제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20·30세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극단적인 절약' 열풍이 불고 있다.
29일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절약남자협회'에는 "하루 세 끼를 밀웜으로 해결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협회의 회원 수는 24만 명을 돌파했으며, 회원들은 스스로를 '절약 스타'라 부르며 소비주의에 맞서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있다.
가장 화제가 된 게시글은 '밀웜 단백질 식단'이다. 회원 A 씨는 "닭가슴살보다 싸고 단백질 함량이 20%나 된다"며 "1㎏에 12위안(약 2400원)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벌레를 찐 뒤 갈아 고기 패티처럼 만들어 먹거나 만두 속 재료로 활용한다"며 "하루 세 끼를 먹고도 절반이 남는다. 하루 식비가 3위안(약 600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밤에는 통 안의 벌레가 기어다니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 잠도 잘 온다"며 각별한 '벌레 사랑'까지 밝혀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들 모임은 상상을 뛰어넘는 절약법을 공유하고 있었다. 한 회원은 "달걀 한 개를 풀어 얼음 틀에 넣어 얼리면 한 알로 세 끼를 해결할 수 있고, 닭 껍질과 뼈로 국물을 내 마지막 한 방울의 기름까지 볶음밥에 재활용한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자랑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여름엔 찬물 샤워와 냉방 대신 '바닥 수면'을 택하고, 겨울에는 온돌식 난방이 되는 집의 아래층 세입을 추천한다"며 에너지 절약팁을 알리기도 했다.
이런 절약으로 인생까지 달라졌다고 주장한 한 회원은 "예전엔 1년에 3만 위안(약 600만 원)을 썼지만, 지금은 학비를 포함해 1만 위안(약 200만 원)도 안 든다"며 "그렇게 남은 돈을 차곡차곡 모아 투자에 활용해 집을 세 채나 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극단적인 절약 풍조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고용 불안과 경기 침체로 인해 탈 경쟁 흐름이 확산하면서, 젊은 세대가 새로운 생존 전략을 택하고 있다" 면서 "이들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문화를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절약남자협회' 뿐만 아니라 '무소비 챌린지', '한 달간 0원 지출하기' 같은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 중이다. 이에 대해 매체는 "불황 시대의 새로운 자립 방식이지만 청춘들의 낭만이 사라져가는 세대가 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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