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결혼식 영상 보고 축의금 8000만원 훔친 남성…"영리하다" 왜?

중국 가정집 침입해 통째 가지고 나와…"하객 의심할 거라 생각"

(더우인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온라인에 올라온 결혼식 영상을 보고 찾아가 축의금 8000만 원가량을 훔친 절도범이 체포됐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 장시성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38만 위안(약 7600만 원)을 훔친 펑 모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펑 씨는 같은 성을 가진 피해자의 결혼식 영상을 더우인(중국판 틱톡)에서 본 뒤, 한 하객이 결혼식 주최자를 '타이산의 펑 사장'이라고 말하는 영상도 발견했다. 모든 정보를 획득한 펑 씨는 지도 앱을 이용해 피해자 가족의 주소를 찾아냈다.

이날 밤 펑 씨는 가발을 쓰고 피해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 결혼식 축의금과 신부 지참금, 신부에게 준 환영 선물 등이 담긴 현금 상자를 통째로 훔쳤다.

피해자는 다음 날 아침 돈이 사라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처음에는 하객 중 한 명이 범인일 거라고 의심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이웃집을 조사하고, CCTV를 확인했다. 그 결과 새벽 4시쯤 캐리어를 들고 떠나는 절도범 펑 씨의 모습을 포착했다. 이어 추가 영상 분석을 통해 펑 씨의 차를 추적했고, 그의 자택에서 그를 검거했다.

(더우인 갈무리)

도난당한 현금은 펑 씨의 아내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발견됐다.

펑 씨는 "도박 중독으로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결혼식 올린 가족을 표적으로 삼은 이유는 결혼식 이후 현금을 집에 보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범행을 시인했다.

아울러 펑 씨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결혼식을 마친 두 가정에서 각각 2만~3만 위안(약 400만~600만 원)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펑 씨는 피해 가족들이 현금에 대해 알고 있는 친척이나 친구를 범인으로 의심할 것이라는 가정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또 피해자가 가족이나 친구에게 배신감을 갖기보다 차라리 도난 사건을 은폐하는 선택을 한다는 심리를 이용했다고 한다.

한편 펑 씨는 현재 경찰에 구금돼 있다.

누리꾼들은 "펑 씨는 꽤 영리하지만 자신의 지능을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축의금도 현금이 아닌 QR코드로 받는 방식이 필요하다", "아버지 장례식 다음 날 우리 집도 도난당했다. 장례식도 조심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