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번 돈으로 먹고산다"…이웃 조롱에 테니스 선수 딸 총으로 쏜 아빠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인도의 20대 테니스 선수가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더 힌두, NDTV 등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테니스 선수 라디카 야다브(25)는 지난 10일 오전 10시 30분쯤 뉴델리 남쪽 구루그람에 있는 자택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중 아버지 디팍 야다브(49)가 쏜 총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디팍은 딸 라디카에게 총 5발을 쐈으며, 라디카는 등 3발, 어깨에 1발을 맞았다. 1층에 살고 있던 라디카의 삼촌이 총소리를 듣고 2층으로 달려가 쓰러진 그를 발견, 이웃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경찰에 체포된 디팍은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디팍은 "난 여러 부동산에서 좋은 임대 수입을 얻어 재정적으로 부유했기 때문에 딸의 수입에 의존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마을에 우유를 사러 갈 때마다 주민들이 '딸의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한다'고 조롱해서 화가 났다. 이것이 날 괴롭혔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라디카가 운영하던 테니스 아카데미도 부녀간 갈등의 씨앗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디카는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잠시 중단한 뒤 테니스 코트를 예약해 지망생들을 교육하곤 했다.
이후 마을 주민들이 '딸이 번 돈으로 생활한다'고 조롱하자, 디팍은 "가족을 부양하기에 충분한 돈을 내가 벌고 있으니 아카데미 교육을 중단하라"고 딸에게 여러 차례 요구했다. 그러나 딸이 이를 거절하자, 주민들의 조롱과 비판에 극도로 예민해진 디팍은 결국 딸을 살해한 것이다.
라디카 사망 직후 자신을 라디카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소개한 테니스 선수 히만시카 싱 라주푸트는 자신의 SNS에 폭로 영상을 올렸다.
히만시카는 "제 가장 친한 친구 라디카가 자신의 아버지에 의해 살해당했다. 디팍은 라디카에게 다섯 발을 쐈고, 라디카는 네 발의 총알을 맞았다"며 "디팍은 라디카를 통제하고 끊임없이 비판해 수년간 라디카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디카는 테니스 경력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 자신만의 아카데미도 만들었다. 하지만 라디카의 가족은 그녀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며 "라디카가 반바지를 입고, 남자들과 대화하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사는 것을 비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디카는 오랫동안 고통받았다. 늘 무엇을 하는지, 누구와 통화하는지 부모님께 보여줘야 했다. 라디카는 고립돼 있었고 집은 자유의 장소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라디카가 자신의 코치에게 "집을 떠나 잠시 동안 독립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고 토로한 메시지도 발견됐다.
현재 디팍은 살인 혐의로 구류된 상태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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