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원 끊긴 우크라, 쿠르스크 전황 급박…"北 끝없이 나타나"

러, 4개 지역 탈환 밝혀…메드베데프 "전투 거의 마무리"
北병력 1만2000명 투입…우크라 "상황 좋지 않아" 철수설까지

우크라이나의 역침공에 집을 떠난 한 러시아 노파가 쿠르스크 모처의 민간인 대피시설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권진영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러시아·북한군의 거센 반격에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철수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가 점령하고 있는 유일한 러시아 영토로, 다가올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최대 협상 카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평가받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최근 단 며칠 만에 쿠르스크 내 4개 지역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이날 "쿠르스크의 전투 상황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며 "공세를 계속하라"고 자국 병사들을 독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파국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중단과 함께 정보 공유까지 멈추면서 가뜩이나 전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쿠르스크를 향한 러시아 군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북한군이 러시아 측에 가세한 이후 쿠르스크 전선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한 때 점령한 영토의 절반 가량을 다시 빼앗긴 상황이다. 쿠르스크 전선에는 북한군 약 1만 2000명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의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며 "북한군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쟁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발 빠르게 전달해온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 유리 부트소프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북한군이 우위를 점령했다"며 "공격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의 보급로인 국경도시 수드자가 집중 공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양측에 따르면 러시아 특수부대가 전날 가스 파이프라인을 타고 침투해 점령을 시도했으나 진압됐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 유리 코테녹은 "우리 군이 수드자를 사방에서 공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첩보가 있다"고 전했다. 수드자가 함락될 경우 우크라이나로서는 쿠르스크에 주둔 중인 3만 명의 병력에 대한 물품 조달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 세르히 플레시는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이제는 쿠르스크에서 철수해야 할 때가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적의 자원을 분산시킨다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으나 협상 카드로서의 가치는 조만간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군은 지난해 8월 국경을 접한 러시아 남서쪽 지역인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점령했다. 향후 영토 교환 때 사용할 협상 카드를 확보하는 동시에 최전선으로 향하는 러시아 물자를 분산시키려는 의도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후 줄곧 "쿠르스크를 곧 되찾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