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제 10대뉴스]우크라戰과 신냉전 시대…물가비상에 연준 광폭 긴축

지난 7월 5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페허가 된 건물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 7월 5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페허가 된 건물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2022년 한 해도 전세계에선 각종 이슈 그리고 사건과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군이 압도적 전력으로 단시간에 승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과 서방의 군사 지원으로 내년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전쟁 장기화와 각종 제재로 궁지에 몰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팬데믹 이후 보복소비와 공급망 차질이 촉발한 전세계적 인플레이션은 전쟁으로 심화됐고, 미 연준의 광폭 금리 인상 속에서 전 세계는 경기 침체에 직면해 있다. 서방과 러시아 간 지정학적 갈등으로 신냉전 구도가 선명해진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3연임을 확정했고, 미국의 대중 공급망 전쟁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또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전격 방문과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로 대만해협은 격화되고 있는 '미중 신(新)냉전 시대'의 화약고로 자리잡았다.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저항도 거셌다. 시진핑 주석은 '1인 천하'를 완성한 지 한 달도 안돼 발생한 '백지 시위'로 3년 간 이어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슬람 지상주의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해온 이란에선 '히잡 의문사' 사건에 대한 반발으로 수개월째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 인권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43년 동안 누적된 부패와 권력 남용 등 국가 전체에 대한 분노가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7월 선거 유세 연설 중 총격을 받고 사망하면서 일본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무덤'이라고 불리는 중간선거에서 선방하며 한 숨을 돌렸다. 지난 9월에는 지난 70년간 영국을 통치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며, 국제사회의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아울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는 기후 문제에 함께 맞설 것인지 아니면 집단 자살을 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4월 5일 뉴욕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가진 화상연설서 "러시아의 침공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저질러진 가장 끔찍한 전쟁범죄"라고 비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러시아 우크라 침공…되살아난 핵전쟁 공포

러시아가 2월24일 새벽 우크라이나를 전격으로 침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의 국가로서의 역사적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번 침공을 '특수 작전'이라고 불렀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권에 의해 학대와 학살을 당한 사람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주일이면 함락될 것' 이란 세간의 예측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의 결사 항정 앞에서 러시아는 단기간에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못했다. 코미디언 출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에 남아 결사 항전의 길을 택했고, 현재까지 10개월 동안 러시아의 공세를 견뎌냈다. 서방의 지원에 힘입어 우크라이나군은 오히려 반격 작전을 펼치면서 헤르손을 탈환해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수백 만 명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국경 넘어서 피난을 갔야했고, 전 세계적으로는 식량 및 에너지 위기가 심화됐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내세운 핵무기 사용 위협이다.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위협이 결코 '허세'가 아니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세계가 핵 '아마겟돈'의 위험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1월 30일 워싱턴DC에 위치한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경제 전망, 인플레이션 및 노동시장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 전세계 인플레 비상과 美 연준의 광폭 긴축 행보

올해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은 광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은 10%에 육박했고 연초 제로 수준이었던 금리는 4%로 치솟았다. 그 사이 뉴욕 증시의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17% 주저 앉으며 위험회피 심리가 두드러졌다.

미 달러의 몸값은 금리 인상과 더불어 한때 20% 가까이 뛰며 '킹달러'의 위엄을 뽐냈다. 영국 파운드, 유로, 일본 엔까지 거의 모든 통화를 수 십년 만에 최저로 끌어 내렸다. 국제 유가도 요동쳤다. 올 2월 러시아가 시작한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 하지만 연준이 주도하는 세계적 긴축 행보에 따른 침체 공포 앞에서 연말 70달러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내년은 중국의 행보가 관건이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은 강력한 방역 제로코로나로 목표 5.5%를 한참 밑도는 3%대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 방역보다 성장에 ‘올인’할 분위기로 중국이 세계의 인플레이션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 있다. 결국 미국이 강력한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가까스로 억제했던 올해의 노력은 내년 중국 개방에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3일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재선출되면서 3연임이 확정됐다. 시 주석 뒤로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자오러지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처 주임, 리시 광둥성 서기가 순서대로 제20기 1차 전체회의(1중전회) 내·외신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 '3연임 성공' 시진핑 1인 천하…들불처럼 번진 '백지시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2년 10월 마오쩌둥 이후 첫 3연임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달성했다. 시 주석은 서방의 우려스러운 시선 속 당 상무위원 등 최고 지도부도 이른바 '친 시진핑'계로 불릴 수 있는 리창 등을 포진시키며 사실상 시진핑 1인 천하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 주석은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등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국내 상황에서도 오히려 당 장악력에 대한 고삐를 쥐며 확고한 지도력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3연임 한 달도 안돼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방역 정책인 '제로코로나'에 반발하며 항의의 뜻으로 백지를 든 '백지시위'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시위 도중 시진핑 하야 주장까지 나오면서 한때 서방 일각에서는 제2의 천안문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런 대규모 시위는 중국의 방역 완화 정책으로 이끌어냈다. 결국 연말 중국을 뒤덮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시위는 소강상태로 전환됐다.

17일 오후(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 입장하기 위한 추모객들이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보라색으로 물들인 타워 브릿지를 배경으로 줄 서 있다. 2022.9.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70년 재위 영국 여왕 별세…한 세기가 저물었다

최장기 영국의 군주로 재위하며 지난 70년간 영국을 통치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월8일 96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서거 당일 버킹엄궁은 성명을 통해 여왕에 대해 의료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주치의 권고를 이례적으로 발표했고, 같은 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식 사인은 노환으로, 지난해 남편 필립공이 세상을 떠난 이후 건강이 급격히 쇠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52년 아버지이자 선왕인 조지 6세가 사망함에 따라 25세 나이로 국왕 자리에 오른 엘리자베스 여왕은 재임 기간 윈스턴 처칠부터 서거 이틀 전 임명한 리즈 트러스까지 총 15명의 영국 총리를, 또 해리 트루먼부터 조 바이든까지 14명의 미국 대통령을 지켜봤다.

젊은 나이에 즉위한 여왕은 이로써 영국 최장, 세계에서는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래 재위한 군주의 기록을 세웠고 그의 장남인 찰스 3세는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랜 '후계자'에서 만 73세로 왕위를 이어받게 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에 따라 개시된 '런던 다리 작전'과 여왕의 국장은 '세기의 장례식'으로 평가받는다. 서거 10일 뒤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치러진 국장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영연방 지도자 등 200여개 국가·지역을 대표하는 왕실과 정부 수장, 해외 귀빈 500명 가량이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2022년 미국 중간선거 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바이든 상원 수성과 공화당 내홍

미국의 11·8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상원에서 100석 중 51석을 차지하며 수성하게 됐다.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222석, 민주당이 213석을 얻으며 공화당은 4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이로써 내년 1월3일 출범하는 제118대 연방 의회는 상·하원 권력 '분점'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당초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이 하원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실제 개표 결과 의석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하며 민주당이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담감을 덜게 됐다. 대법원을 포함한 연방 판사 임명 절차가 더 원활해지고,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보낸 입법안을 거부할 수도 있다. 공화당은 부진한 성적에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대거 낙마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뿐만 아니라 친(親)트럼프파 인사들에게도 화살이 돌아갔다.

27일 오후 2시 일본 도쿄의 부도칸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유해가 도착하며 엄숙한 가운데 아베 전 총리 장례식이 시작됐다. 이번 장례는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서거 이후 50여년 만에 치러지는 일본국 국장(國葬)이다. 이 자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 200여개 국가에서 파견한 정상급 조문 인사가 참석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7월 선거 유세 도중 사제 총으로 피격 당해 사망했다.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 아베 피격과 日 정계 덮친 통일교 게이트

일본 집권 자민당의 막후 실세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유세 중 거리 한복판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범인은 40대 남성으로, 가정 파탄의 원인이었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는 반세기가 넘도록 이어진 통일교와 자민당 정권의 유착 관계가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자민당 내 상당수가 통일교 유관 단체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거나, 관련 행사에 참석한 이력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자민당 자체 조사 결과 통일교와 접점이 있던 국회의원은 당내 전체 의원 381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79명이었다. 특히 아베 전 총리는 그 중심에 있었다.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때부터 통일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사실이 유권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여론 수렴 절차 없이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을 '국장'(國葬)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12억4000만엔(약 120억원)이 들었고 전액 국비로 충당된 점이 빈축을 샀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물가 상승과 엔저 등이 겹치며 기시다 내각은 30%대의 위태로운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4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 지상군이 대만해협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방문과 4차 대만해협 위기

올해 중국과 대만의 최대 이슈는 8월에 발생한 4차 대만 해협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하면서 중국과 대만, 중국과 미국, 동북아 전역의 긴장 수위는 최고조에 달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각종 경제·군사 지원을 주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앞선 3차례와 달리 자국 국방·경제력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 직후부터 대만 주역 공·해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중국은 이른바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위해 대만 인근에서 상시적인 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만해협 위기로 촉발된 미·중 갈등은 양국간 모든 대화 라인 차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불러왔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미국의 중간 선거 이후인 11월 미·중 첫 대면정상회담 이후 기후변화를 시작으로 군사·경제 분야에서 대화 재개의 모습이 포착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있는 인텔 신규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반도체 산업 육성법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미국의 대중 공급망 전쟁 격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작한 미중 무역전쟁은 2022년 공급망 헤게모니를 중국으로부터 빼앗아오려는 미국의 싸움으로 바뀌었다.

당초 미국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의 무역전쟁을 통해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고 지식재산권 도용 등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고자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꼬여버렸다. 다른 나라 공장이 문을 닫는 동안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편 중국만이 주요국 중 거의 유일하게 공장을 정상 가동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지배력이 오히려 강해진 것이다.

결국 미국은 대중 무역적자만 더욱 늘어났다. 대중 관세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어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까지 겹치며 인플레이션에 에너지 위기, 글로벌 공급 대란, 경제침체까지 겹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던진 승부수는 미국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나 전기차 등 주요 분야의 생산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금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미국 반도체법과 인플레감축법(IRA) 등에 잇따라 서명했다.

하지만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동시에 피해를 입게 되면서 이 법은 반발을 사고 있다. 게다가 자국 내 기업, 자국산 제품에만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주는 것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며 각국에 '보호무역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히잡 미착용으로 체포된 지 사흘만에 사망해 시위를 촉발한 마흐사 아미니(22) 사망 40일째를 맞아 애도하는 시민들까지 합세해 시위는 전국단위로 확산 중이다. ⓒ AFP=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격화한 이란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란에서 9월13일 22세의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히잡 의문사' 사건에 대한 반발으로 대규모 시위가 발생, 이란 당국 전체를 겨냥한 반정부 시위가 3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다.

초기에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란 전역에서는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점점 히잡 착용뿐만이 아닌 당국 전체를 겨냥한 반정부 시위로 격화했다. 이란 당국은 강경 진압으로 맞대응하고 있는데, 이란인권단체(IHR)는 현재까지 최소 약 500여명이 숨지고 2만여명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적인 유명 인사들과 이란의 여성들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챌린지 등을 통해 지지와 연대 의사를 밝혔다. 이란에서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위가 항의의 메시지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몇 차례의 시위가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처럼 지속되는 반정부 시위는 히잡을 둘러싼 여성 인권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43년 동안 누적된 부패와 권력 남용 등 국가 전체에 대한 진정한 분노와 해방의 물결이라고 분석한다.

최근에는 이란 당국이 시위 참가자에 대해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해 더욱 반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남성 모센 셰카리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테헤란에서 거리를 막고 칼로 보안관을 공격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는데, 최근 실제로 형이 집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유럽 대륙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에펠탑 샤요궁 앞 분수대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오후 수도 파리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40.1도를 가리켜 2019년 6월 28일 46도, 2003년 8월 12일 44.1도 다음으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더운 날로 기록되는 한편, 프랑스 전역 63개 지역에서 최고 온도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어 기록적인 폭염은 이날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했으며 늦은 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기온이 차츰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2.7.20/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 단지 '시작'에 불과한 기후 위기…협력 없으면 '집단 자살'

기후 위기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최고기온 40도를 훌쩍 넘긴 살인적 폭염은 중국에서 유럽·미국에 이르기까지 농작물 피해를 줬다. 아프리카에서는 고질적인 가뭄과 이례적인 대홍수로 수백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콜롬비아는 '라니냐'의 심술로 폭우에 따른 산사태가 발생해 수십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불행하게도 이는 단 시작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는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자연현상인 라니냐 영향에도 불구하고 2020년 이래 지구 기온이 지속 상승해 수개월 내로 온난화는 새로운 단계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제27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 인류는 이 같은 기후 문제에 함께 맞설 것인지 아니면 집단 자살을 할 것인지 냉엄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