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경찰 "BBC 스타 지미 새빌, 악랄한 성범죄범" 조사결과 공식발표

지난해 사망한 영국 공영방송 BBC 유명 진행자 지미 새빌의 아동 성범죄 의혹이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고 영국 경찰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경찰은 국립아동학대예방협회(NSPCC)와 공동으로 새빌에 대해 3개월 간 수사를 진행해 이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새빌은 영국 전역에서 어린 아동과 성인 여성 등을 상대로 수백회의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955년부터 2009년까지 새빌에게 성적 학대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람은 450명에 달하며 이중 70%가 미성년자였다. 대부분은 13~16세 소녀들이었고 가장 어린 피해자는 8세 소년이었다.
피해자 중에는 1960년 호텔 앞에서 만난 새빌에게 사인을 부탁했다가 호텔 안으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한 10세 소년도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의 범행 장소 또한 충격적이다. 그는 병원과 학교, 심지어는 자신이 녹화 중이던 BBC 방송국 스튜디오에서까지 피해자들을 성적으로 유린했다.
경찰은 "새빌이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범행 사실이 드러날 위기에서 늘 빠져나갔다"며 "피해자들은 폭로를 해도 주변에서 믿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피해사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NSPCC 관계자 피터 와튼은 "새빌은 자신의 전 생애를 어린아이들을 농락하며 보낸 교활한 자"라며 "그는 괴짜캐릭터로 사람들을 속여가며 역사상 가장 많은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스코틀랜드 소아성애자 연합 대표 데이비드 그레이는 "새빌은 눈을 뜨고 있는 모든 순간에 그것(성범죄)를 생각했고, 기회가 있으면 절대 놓치지 않고 범죄를 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새빌을 소아성애자라고 보기에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그의 범죄는 "주로 우발적이었다"고 밝혔다.
2009년 증거불충분으로 새빌을 불기소 처분했던 검사 케이르 스타머는 이날 사과의 뜻을 밝히며 "새빌 사건이 성범죄에 대한 당국의 접근방식을 바꾸도록 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검사는 증거불충분으로 새빌을 기소할 기회를 놓쳤을 당시 '경찰이 피해자들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대응했다면 새빌을 기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찰을 비판한 바 있다.
BBC에서 유명 프로그램 '탑 오브 더 팝스(Top of the Pops)' 등을 진행해 큰 인기를 끌던 간판스타 새빌은 2011년 10월 사망했다. 그는 독특한 외양과 괴짜 캐릭터로 사랑받았고 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990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기사작위를 받기도 했다.
생전에 종종 사생활에 대한 루머가 나돈 적도 있지만 그는 특유의 농담으로 고비를 무마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여성 5명이 민영방송 ITV에 출연해 자신들이 소녀시절 새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방송 후 수백건의 유사한 제보가 전국에서 쏟아져 나와 영국 사회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BBC도 새빌의 비행을 폭로하려던 시사프로그램 '뉴스나이트'를 방영하지 않아 새빌의 범행을 덮어주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BBC는 지난해 자체적으로 전현직 직원들을 상대로 내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조지 엔틀위슬 BBC 사장은 "BBC 내부에 만연한 잘못된 관습이 새빌의 범죄를 방조했다는 데 이의가 없다"며 책임을 시인한 바 있다.
이후 '뉴스나이트' 방송 보류를 지시한 책임자를 해임된 데 이어 사장까지 전격 사임했다.
이날 경찰의 발표 후 BBC는 "몇몇 범죄가 방송국 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끔찍한 충격을 받았다"며 "새빌에게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우리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보건부 장관 앤드류 랜슬리는 "우리 모두가 역겨움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며 "과거 우리는 새빌에게 찬사를 보냈으나 그는 동시에 한편에서 끔찍한 행동을 하고 있지 않았냐"고 말했다.
eriwha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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