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헝가리 외교관 맞추방…親 EU 머저르 정부와 외교 갈등

헝가리의 러 외교관 10명 추방에 보복…머저르, 5월 집권 후 대러 거리두기

러시아 모스크바의 외무부 청사. 2024.04.2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지난달 헝가리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주재 헝가리 대사관과 총영사관 2곳에 소속된 외교관들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게르기치 가보르 주러 헝가리 임시대리대사를 초치해 모스크바 주재 헝가리 대사관과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및 중부 도시 카잔 주재 헝가리 총영사관 직원들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아울러 "헝가리 당국이 앞서 지난달 8일 다수의 러시아 외교관에게 헝가리 영토를 떠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게르기치 대리대사에게 강력히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외무부는 헝가리 측의 앞선 조치를 "근거 없고 노골적으로 비우호적인 요구"라고 비난했다.

이어 "대응 조치로 모스크바 주재 헝가리 대사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및 카잔 주재 헝가리 총영사관 직원 일부가 2주 이내에 러시아 영토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헝가리 외교관 몇 명에게 추방 결정을 내렸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오르반 아니타 헝가리 외무장관은 지난 9월 8일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공관 직원 10명에게 출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오르반 장관은 헝가리 당국의 평가 결과, 러시아 외교관들이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외교관에게 용납되는 범위를 넘어선 활동을 헝가리에서 했다"며 "이번 결정은 헝가리의 안보·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추방 대상 러시아 외교관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교관에게 용납되는 범위를 넘어선 활동'은 통상 주재국에서의 스파이 활동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당시 헝가리 정부의 조치는 지난 5월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온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가 물러나고 친유럽연합(EU) 성향의 머저르 페테르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가 들어선 후 헝가리가 러시아와의 거리두기를 본격화하는 신호로 해석됐다.

오르반 전 총리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EU의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에 여러 차례 제동을 걸었다.

반면 머저르 정부는 집권 직후인 지난 5월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요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지목된 주헝가리 러시아대사관 3등서기관 아르투르 수시코프를 추방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러시아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