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찔러보는 러, 곧 국경 넘을지도"…나토국들 전쟁대비 태세

러 동맹국 벨라루스, 요충지 '수바우키 회랑' 인근서 훈련
드론 침범 등 잇단 회색지대 도발 속 제한적 침공 가능성 고조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선을 우크라이나 너머로 확대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잇따라 전쟁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러시아의 최측근 동맹국 벨라루스는 이번 주 '수바우키 회랑'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전개했다.

폴란드의 도시 수바우키로부터 이름을 딴 수바우키 회랑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을 잇는 약 105㎞ 길이의 전략적 요충지로, 나토 동맹의 최대 취약 지점으로 꼽힌다.

수바우키 회랑이 점령되면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이 본토 나토 지역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된다.

유럽 각국의 경계 태세도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정치 지도자들을 소집해 비공개 정보 브리핑을 열고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에 대비한 핵심 기반 시설 보호 대책을 내놨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겨냥해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뒤 이를 사고로 위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국민들에게 통조림과 식수 비축을 권고했고, 독일은 병원들에 러시아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도록 했다.

중립국 스위스조차 자체 방어력 강화를 골자로 한 새 국가안보 전략을 채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에 미 육군 기지를 설치하는 방안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고, 이에 앞서서는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난달 비밀리에 모스크바로 보내 나토 영토를 공격하지 말라는 경고를 전달했다.

배경에는 러시아가 재래식 전면전 문턱을 넘지 않으면서도 사이버공격·사보타주·드론 침입 등 '회색지대' 도발을 통해 나토의 단결력과 안보 태세를 시험하고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미 연방 검찰은 이번 주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해 세계 각지에서 공격과 살해를 모의하고 유럽 기반 시설 공격을 청부한 혐의로 5명을 기소했다. 지난달에는 독일이 한 민간 공항 드론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바 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수바우키 회랑 일부에 병력을 투입해 제한적으로 침입을 감행할 가능성이 대표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때 러시아가 '제한적 침입일 뿐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는 한편, 비공식 채널로는 나토의 대응이 핵전쟁 위험을 부를 수 있다고 위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와 맞서거나 미국이 리투아니아를 위해 확전 위험을 감수할지는 불확실한 형편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런 시나리오에 대한 정기 훈련과 압도적 대응 태세를 강조했으나, 미국이 캐나다 등 전통 우방과도 불협화음을 겪는 상황에서 그 억지력이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유럽·중동·인도태평양에 전력을 분산 배치하고 있는 점도 유럽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런 가운데 나토는 이번 주 정부 기능 지속성부터 에너지·식량·의료·통신에 이르는 국가 회복력 기준을 갱신해 공개했으며, 우크라이나가 지속적 공격 속에서도 필수 서비스를 유지해 온 방식을 역으로 연구하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