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제한 외친 이민자의 딸"…'베를린의 맘다니' 시장 유력
獨좌파당, 베를린주 선거 1위…연정 구성시 첫 좌파당 시장
급진 부동산 정책으로 지지층 확보…반유대주의 논란도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독일 수도 베를린 차기 시장에 튀르키예 출신 이민자의 딸 엘리프 에랄프(45)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민자 인권을 중시하고 대기업에 비판적이며 급진적 주거 복지 공약을 내세워 '베를린의 맘다니'로도 불린다.
20일(현지시간) 독일 DPA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좌파당'(Die Linke)이 25.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며 사회민주당(SPD), 녹색당과 3당 연립 정부 구성을 위한 길을 열었다.
그는 "사랑과 정의가 증오를 이겼다"며 "이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독일 DW와의 인터뷰에서는 "배경이나 종교, 언어,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존엄하게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베를린을 바란다"고 말했다.
좌파당에서 시장 후보로 나선 에랄프 후보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첫 이주 배경의 베를린 시장이자 좌파당 소속 첫 시장에 오르게 된다.
1981년생인 에랄프 후보는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튀르키예에서 노동 운동을 했는데, 에랄프가 태어나기 몇 달 전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자 독일로 망명했다.
함부르크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반핵 운동에도 적극 참여했으며 현재는 남편, 두 자녀와 함께 베를린에 거주 중이다.
함부르크 지방법원 등 공직과 로펌을 거쳐 2017년 좌파당에 입당해 법률 정책 고문으로 일하다 2021년 베를린 시의회 선거에서 당선됐고, 2023년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베를린 좌파당의 부대표로 선출됐다.
에랄프는 이민자 출신이자 강경 진보 성향인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 시장과 종종 비교된다. 지난해 11월 맘다니 시장이 당선된 후 "뉴욕에서 좌파 인사가 승리했다면, 베를린에서도 그럴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에랄프는 급진적 주거 공약을 내세워 지지층을 확보했다. 그는 "부동산 개발 기업들과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부동산 기업을 주 정부의 강력한 통제하에 두겠다고 공언했다.
2021년 10월 3000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한 민간 기업의 주택을 공공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주민 투표를 진행했는데, 당시 해당 투표의 지지율은 56.4%에 달했다. 다만 해당 법안은 사민당의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와 함께 그는 공공주택 임대료를 동결하고 인상률을 연 최고 1%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공약도 내놓았다. 실제 그는 '임대료 상한'(Mietendeckel)'이라고 적힌 목걸이를 착용하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다만 지난 8월 말 베를린 좌파당 집회에서 친팔레스타인 성향의 래퍼가 이스라엘군을 비난하는 공연을 펼치는 등 반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여 왔다.
연정 구성이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민간 주택 몰수, 공공 주택 임대료 동결까지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 현실적이지 못한 공약이라는 비판 속에 사민당 등이 해당 정책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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