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들에 ICC 해체 동참 압박…"누가 우리 편인지 볼 것"

나토 회원국들에 로마규정 탈퇴·ICC 지원 중단 등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9.9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에 국제형사재판소(ICC) 해체 추진에 동참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매슈 휘태커 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7월 중순 나토 32개 회원국 대사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 각국에 ICC 해체 협조와 로마 규정(ICC 설립 조약) 탈퇴를 요청했다.

사안을 잘 아는 나토 외교관들은 휘태커 대사가 당시 회의에서 "누가 미국 편에 서는지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주나토 미국 대표부는 각국 대표단에 서한을 보내 "미국은 ICC의 기능을 체계적으로 해체할 것"이라며 "즉시 탈퇴 조처를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또 나토 회원국들에 ICC의 '월권 행위'를 규탄하고 ICC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CC는 독립적인 국제 재판 기관으로, 집단 학살과 전쟁 범죄 등 중대 국제 범죄 혐의가 있는 인물들을 기소하기 위해 2022년 설립됐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은 ICC 회원국이 아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ICC가 가자지구 전쟁 범죄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을 두고 미국과 동맹을 부당하게 겨냥한다며 ICC 제재를 확대해 왔다.

지난달에는 아카네 도모코 ICC 소장이 ICC의 관할권에 동의하지 않는 국가의 당국자들을 수사·체포·기소하는 활동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며 그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ICC는 "피해자 대변과 정의 실현을 위한 공정하고 독립적인 임무 수행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CC 본부가 위치한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은 ICC 지지를 재확인하고 미국의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