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기관 "英대사관 경비원 체포…'우크라 테러 공작' 도와"

"英외교관 테러한 뒤 러 소행으로 위장할 계획" 주장
'英·우크라 관계 균열' 시도하는 러시아 공작 시각도

모스크바에 위치한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 본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정보당국이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작 준비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모스크바 주재 영국대사관 경비원을 체포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국적의 이 경비원은 영국대사관 직원들의 정보를 수집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넘김으로써 우크라이나 측이 영국 외교관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르고 이를 러시아 측 소행으로 돌리는 공작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러시아 당국은 주장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방첩 활동 과정에서 모스크바 주재 영국대사관 경비를 담당하는 업체 직원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FSB에 따르면 체포된 인물은 러시아 국적의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 요원으로, SBU의 지시를 받아 영국대사관 직원 정보를 수집했다. 외교관들의 신원 및 사진 자료, 거주지 주소, 이용 차량, 회동 및 이동 일정, 외교공관 보안체계와 내부 행사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됐다고 FSB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SBU가 이 정보를 이용해 주러 영국대사와 다른 외교관들을 상대로 파괴공작·테러 행위를 준비하고 실행한 뒤 러시아 측의 소행으로 돌릴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통해 영국을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무력충돌에 끌어들이고, 런던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군사장비 추가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 강화를 유도하려 했다고 FSB는 덧붙였다.

FSB 공보실은 체포된 경비원이 '아포스톨 드미트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블로거 드미트리 카르펜코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고 밝혔다. 카르펜코는 SBU를 위해 외교관 관련 정보를 수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FSB는 체포된 경비원에게 '국가반역죄'를 적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체포된 인물의 신원이나 다른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 공개가 영국과 우크라이나 간 관계에 균열을 내려는 러시아 측의 의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온 영국은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양국 관계는 지난달 중순 우크라이나가 최근 6개월간 영국제 장거리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심층 타격' 작전을 전개해온 것으로 파악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한층 더 경색됐다. 러시아는 해당 보도가 나온 뒤 영국에 대한 보복을 경고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