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사태' 스페인 정부 내홍…"경고 묵살" vs "정보 없어"

집단 월경 하루 전 '임박 정보' 보고한 문서 공개돼
"정보기관 사전 경고 없었다"는 내무장관 입장과 배치

스페인 세우타 진입을 시도하는 이민자들. 2026.07.3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범수 수습기자 이정환 기자 = 북아프리카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월경 사태를 놓고 스페인 정부 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보기관의 사전 보고 여부를 두고 내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엇갈린 주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공개한 기밀 문건에서는 사태 하루 전 정보기관의 보고가 이뤄진 정황이 확인됐다.

유럽 전문매체 유랙티브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스페인 정부는 지난 7월 30일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주민 유입 사태와 관련한 기밀문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세우타에 배치된 스페인 국가정보센터(CNI) 요원은 사태 하루 전인 7월 29일 스페인 정부 관계자에게 접경 모로코에서 조직적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움직임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이 요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내일 오후 8시 모로코 국경일 기념행사를 틈타 모로코 보안군이 바쁜 사이 국경을 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세우타 진입을 모의하는 온라인 그룹의 팔로워가 18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의 즉위 기념일이었던 다음 날 30일부터 약 8만 명이 바다를 헤엄쳐 세우타로 넘어갔다. 대다수는 자발적으로 모로코로 돌아갔지만 약 5000명이 아직도 세우타에 남아 있어 지역 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앞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정부가 사태의 규모와 심각성을 사전에 가늠할 충분한 정보는 없었다고 해명해 왔다.

이번 문건 공개로 정보기관이 사태 발생 전 구체적인 경고를 전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부 설명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페인 정부 내에선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달았던 당시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페르난도 그란데말라스카 내무장관은 그간 정보기관이 대규모 유입을 사전에 경고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면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국방장관은 정보기관이 "자신들의 업무를 수행했다"며 스페인 당국과 보안기관에 필요한 경고를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세우타 사태를 둘러싼 논란은 모로코 정부의 개입 여부를 두고도 불거졌다. 스페인 경찰 내부 보고서에서는 모로코 당국이 집단 월경을 방관하거나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산체스 총리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공개된 CNI 메모에 따르면 스페인 정보당국은 모로코 정보기관인 대외정보국(DGED)과 국토감시국(DGST)에도 사전에 관련 경고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mag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