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트럼프, 한반도 긴장 완화하길"…북미 회담 시도 언급

"美 전략 본질은 北 억제"…한미일 군사협력에도 우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이 지역 전략의 본질은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회담을 추진하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이는 데 대해 기대감과 함께 유보적인 입장을 동시에 드러낸 것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의 한 행사에서 강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대하는 데 여러 차례 입장 변화를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김정은 총비서와 매우 잘 지내고 있으며 서로 친구이고 만날 준비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들이 긴장을 완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다행일 것"이라면서도 "물론 미국의 한반도 전략 노선의 본질은 북한 억제"라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서방이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비교적 독자적인 노선을 취하는 나라들, 러시아와 무역·경제·문화·교육 관계 유지를 포기하지 않는 나라들까지 모두 서방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압박은 "오로지 서방의 지배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일본과 한국이 한미일 협력의 핵 관련 요소에 갈수록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국·일본과의 군사훈련 계획을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한미일 군사협력의 전반적인 방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체제에서 일본과 한국이 군사 분야 협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핵 안보 측면에서 잠재적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EF는 푸틴 대통령의 주요 정책 과제인 극동 지역 개발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로, 201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11회째를 맞은 올해 포럼은 지난 1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학교 캠퍼스에서 개막해 4일까지 진행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포럼에 참석했으며, 3일 전체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