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산업계, 주 35시간→40시간 추진…"높은 인건비로 경쟁력 약화"
제조업 시간당 노동비용 49.50유로…EU 평균보다 47% 높아
노조측 "근로시간 유연성 충분…주 40시간시 노동자 줄어" 우려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독일 산별노조가 오는 10월부터 임금 협상에 들어가는 가운데, 산업계가 자국 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높은 인건비를 지목하며 주 35시간제에서 주 40시간제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독일 금속노동자들이 7주간의 파업 끝에 주 35시간제를 쟁취한 1984년 노동쟁의 이후 40여년 만에 노동시간을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와 공구업체 스틸 등 주요 기업 경영진은 직원들이 추가 임금 없이 주 40시간 일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마르틴 브루더뮐러 메르세데스벤츠그룹 감독이사회 의장은 독일 일간 한델스블라트에 "이곳의 노동은 국제 기준으로 볼 때 너무 비싸졌다"며 독일이 주요 경쟁국 대비 생산성 우위를 잃었고 "주 40시간제로의 복귀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의 인건비는 유럽연합(EU) 내 최고 수준이다. 제조업 시간당 노동비용은 49.50유로로 EU 평균 33.70유로보다 47% 높고, 헝가리(15.60유로)의 3배에 달한다.
독일노총(DGB) 산하 한스 뵈클러 재단이 설립한 싱크탱크 '거시경제정책연구소'(IMK) 조사에 따르면, 독일 근로자들이 동유럽 근로자들보다 생산성은 높으나 근로자 산출량을 측정하는 단위노동비용은 2023년 이후로 전보다 크게 빠른 속도로 올랐다.
이런 가운데 제조업 위기가 주 40시간제 복귀 논쟁을 본격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독일 산업생산은 2017년 말 정점을 찍은 뒤 15% 넘게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충격과 중국과의 경쟁 심화, 미국의 관세, 전기차 전환에 따른 타격 등이 맞물린 결과다.
현재 독일의 제조업 일자리는 월 1만 2000~1만 5000개씩 사라지고 있으며, 폭스바겐 등은 이미 추가 감원을 예고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의 마르쿠스 베레트 글로벌 총괄대표는 독일의 높은 인건비가 정치적 안정성, 탄탄한 인프라, 숙련 노동력, 밀집된 산업 클러스터 등 다른 매력 요인으로 상쇄됐으나 비용 격차가 벌어지면서 이점이 바라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레트 대표는 "인건비는 (경쟁국과) 10~20%가 어떤 경우엔 3~4배 차이가 난다"며 현재 650만 명 수준인 제조업 종사자가 500만 명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추가 임금 없이 이행하면 근로 시간은 14% 늘어나는 반면 주당임금 비용은 그대로 유지된다.
독일 최대 산별노조 IG메탈(금속산업노조)는 산업계 주장에 크게 반발했다.
단체교섭을 담당하는 나딘 보구슬라브스키 집행위원은 "경직된 주 35시간제는 내가 아는 기업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노사 협약이 이미 근로 시간 조정에 상당한 유연성을 허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근로 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늘리면 유급이든 무급이든 노동자는 더 적게 필요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경제학자들도 일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한 근로자들에게는 노동시간 증가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주 35시간제는 현재 자동차·기계·철강 등 업종을 중심으로 독일 근로자의 약 5분의 1에 적용된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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