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英군사시설 타격 가능성에 "군사기밀"…보복 가능성 열어둬

우크라 에너지시설 대규모 공격 지시…"우리 시설 때리면 대응"
추가 동원설은 일축…"전쟁 동결 아닌 완전한 종식 원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했다. 2026.09.01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영국에 있는 군사시설이 러시아군의 합법적인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군사기밀"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영국산 드론이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됐다는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영국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 기자가 영국 내에 있으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군사시설이 러시아군의 합법적인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느냐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그건 비밀이고, 군사기밀"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지난달 중순 영국 기업 2곳이 생산한 드론이 우크라이나에 의해 러시아 영토 내 군사·산업시설을 공격하는 데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에 뒤이어 주영 러시아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공범이자 공동실행자가 됐다"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국가 중 하나다.

러시아는 그동안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가 공격받을 경우 발사·운용 주체뿐 아니라 무기 제공국의 군사시설까지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반복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본토의 에너지·물류시설에 장거리 드론 공격을 이어가는 우크라이나에도 보복을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계속되는 데 대한 대응으로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규모 공격을 가하라고 지시했다"며 "그들이 우리 시설을 공격하면 그에 대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러시아 정유시설 가운데 현재 수리가 필요한 시설은 약 10%에 불과하며 대부분 복구됐다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흑해·아조우해 선박 공격으로 발생한 전체 피해 규모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1%에 해당한다면서 "우리에게 치명적인 피해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가장 큰 도전이 되는 무기로 드론을 꼽았다.

그는 "수중과 해상, 지상, 공중 등 모든 영역에서 무인기가 도전이 되고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이지만 대응하고 있다. 이 분야의 모든 과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제기된 추가 동원령 발령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이자 "정보 공격"이라고 일축하며, 추가 징집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완전한 종전에 앞서 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전쟁을 동결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전쟁을 동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끝내기를 원한다"며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체에 장기적이고 완전한 평화를 이루고자 하며, 이를 원하는 모든 당사자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