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세우타 사태 '모로코 배후설' 일축…러·이스라엘 지목

산체스 "모로코 불신 아닌 협력 필요…러·이스라엘이 허위정보 유포"
EU "러 허위정보 유포" 확인…이스라엘은 구체적 정보 없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2026.06.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지난 7월 말 북아프리카 스페인령 세우타에 7만여 명의 이민자가 몰려든 집단 월경 사태의 배후에 모로코가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AFP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31일(현지시간) '카데나 SER'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지난 7월 30~31일 "우리가 겪게 될 위기의 규모와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정보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스페인 정부가 평소 협력하는 어떤 정보기관도 "어떠한 형태로든 모로코 당국의 개입"을 시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기는 모로코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산체스 총리가 모로코와 경쟁 관계인 알제리를 방문해 관계 개선을 시도하자 스페인령 세우타와 국경을 접한 모로코가 보복으로 이민자 대거 유입을 조장하거나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대신 산체스 총리는 세우타 사태를 "하이브리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7월 30~31일 "러시아 및 이스라엘과 연계된 소셜미디어, 항상 이민 문제를 이용해 스페인과 유럽을 공격하고 분열시키려는 국제 극우 세력을 통해 루머와 허위 정보가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허위 정보 유포는 "스페인이나 유럽의 이민 문제를 우려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취하고 있는 정치적 입장에 기인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역설했다. 이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좌파 성향인 산체스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지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수행 방식과 이란 전쟁을 유럽 지도자 중에서도 가장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스라엘과 불편한 관계가 됐다.

스페인 세우타 진입을 시도하는 이민자들. 2026.07.30 ⓒ 로이터=뉴스1

해당 내용에 대해 브리핑받은 두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의 분석 결과 러시아 측 세력이 세우타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민자 유입을 부추기는 허위 정보 유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FT에 전했다. 이스라엘 측 행위자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FT는 러시아 국영 언론이 세우타 관련 보도를 정기적으로 내보내며 수천 명이 세우타를 습격했다거나 대규모 콜레라 및 결핵 발병 사태가 발생했다는 등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과장해 왔다고 보도했다.

산체스 총리의 주장에 대해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맞받아쳤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FT에 "우리는 이러한 비난을 거부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세우타 사태로 유입된 이민자는 최소 7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 측에서 82명, 모로코 측에서 14명 등 최소 96명이 숨졌다.

스페인 중앙 정부는 3500~7000명 정도가 남아있다고 밝힌 반면, 세우타 현지의 우파 성향 정치 지도자들은 최소 1만 명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