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EU 가입협상 재개' 부결에…"유럽의 매력 경고등"
EU의 '북극권 외연 확장'에 타격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아이슬란드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재개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에서 반대 진영이 승리하면서 외연 확장을 노리던 EU가 뼈아픈 타격을 입었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슬란드는 전날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 유권자 52.8%가 '반대'에 투표하면서 EU 가입 협상 재개안을 부결했다. 47.2%는 '찬성'에 투표했다.
국민투표를 앞두고 반대 진영은 EU 가입 시 EU의 공동어업정책(CFP)이 아이슬란드의 어업권을 침해할 것이라며 결집했다. EU는 아이슬란드와 가입 협상 시 어업권 문제를 타협할 의사가 있음을 표명해 왔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EU는 오늘 국민투표에서 아이슬란드 국민이 내린 민주적 선택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며 "아이슬란드는 EU의 가장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중 하나"라고 밝혔다.
EU 내부에서는 이번 투표 결과에 실망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를 앞두고 EU는 국민투표 관련 발언을 자제하면서도, '모범 후보국' 아이슬란드와의 가입 협상 재개를 내심 기대해 왔다.
EU의 신규 회원국 가입은 2013년 크로아티아가 마지막이다. 외연 확장의 상징적 성공 사례로 기대됐던 아이슬란드마저 가입 협상 재개를 거부하면서, EU의 '매력'과 영향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드로 고지 유럽의회 의원은 성명을 통해 "EU의 매력은 여전히 강력하고 변함없지만, 절대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EU에 "신속한 의사 결정, 간소화된 제도, 관료주의 축소, 그리고 강력한 민주적 책임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 각국의 'EU 회의론자'들은 투표 결과를 환영했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 소속 대선 후보 마린 르펜은 소셜미디어 성명을 통해 "이번 투표는 또 다른 유럽, 즉 자유로운 주권 국가들이 공동의 이익에 관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유럽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반이민 우파 성향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 역시 "아이슬란드가 독립을 유지하기로 한 투표 결과에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적어도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총리의 임기가 끝나는 2028년까지 아이슬란드의 EU 가입 문제를 사실상 덮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이슬란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 압박 등 최근 북극권 안보 우려가 고조되면서 EU와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투표를 앞두고 아이슬란드 정부는 가입 협상 재개안이 부결되더라도 다른 방식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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