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드론 공습에 우크라 키이우 외곽 창고 폭발…최소 37명 사망
주거지 인근 탄약 보관 참사 되풀이…젤렌스키 "직무유기 엄벌"
러시아 사흘 연속 수도권 맹폭…미성년자 등 민간인 사상 잇따라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러시아의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마을의 한 창고에서 대규모 2차 폭발이 일어나 최소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주거 지역 인근 군수 창고가 피격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지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규정을 위반한 군 내부의 직무유기에 대해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키이우 서쪽 외곽 부차 지역 밀라 마을의 한 창고가 러시아군의 고속 드론 공격을 받았다. 공습 직후 보관돼 있던 탄약이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건물 전체가 초토화됐다.
이번 폭발로 현재까지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으며, 인근 주민 37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폭발 충격으로 주변 주거용 건물과 노인 요양 시설 등 주요 민간 기반 시설도 심각하게 파손됐다.
참사가 발생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군과 정부 관계자들의 과실 책임을 강하게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한 자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탄약은 민가나 여타 주거 지역 인근에 보관할 수 없다는 규정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일갈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적의 공격으로 인한 자국 군사 시설 피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이번 조치는 민간인 밀집 거주 구역에 탄약을 보관하다 유폭 참사가 발생한 것이 불과 두 달 사이 두 번째라는 점에서 내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도 키이우 인근 비슈네베의 창고가 타격을 입어 발생한 2차 폭발로 10명이 숨지고 수백 채의 주택이 파손된 바 있다.
폭발 현장을 직접 찾은 세르히 코레츠키 우크라이나 총리는 텔레그램을 통해 "전면전 5년 차에 접어든 지금, 우리는 비슈네베에서 발생했던 비극이나 이번 부차 지역에서 일어난 비극과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용인할 권리가 없다"고 밝히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는 최근 요격이 까다로운 탄도미사일과 제트 추진 고속 드론을 대거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공중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9개 주가 밤샘 폭격을 당했으며, 수도권 일대에는 사흘 연속으로 공습경보가 울려 퍼졌다.
수도를 마비시키려는 러시아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면서 민간인 피해도 속출했다.
티무르 트카첸코 키이우주 주지사는 이날 오전 보리스필 지역에서 발생한 드론 공격으로 14세 소녀가 숨졌다고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 또한 시내 상공에서 방공망에 의해 격추된 드론 파편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2세 여아가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수도를 향해 새로운 드론 편대가 계속 접근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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