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드론 방어 못한 기업 "국가가 임시관리"…자산통제 강화
정유·산업·통신·물류·원전 등 대상…우크라 드론 공세에 '궁여지책'
러 정부 "국유화 아니다"…전문가 "소유주 실질 통제권 박탈 우려"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드론 공격 등 안보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핵심 인프라 시설을 국가가 임시 관리를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러시아 연방 핵심 인프라 시설의 안전 보장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령은 사업자가 핵심 인프라 시설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경우, 드론 공격 방어 조치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시설 안전이나 정상 운영에 위협을 초래한 경우 정부가 해당 시설에 임시 관리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론 공격 등으로 피해를 본 시설을 사업자가 제때 복구하지 않은 경우에도 임시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임시관리인은 원칙적으로 러시아 연방국유재산관리청이 맡으며, 정부가 지정하는 다른 기관이나 인사가 관리인이 될 수도 있다.
임시 관리 대상엔 연료·에너지 부문 인프라와 산업시설, 통신·공공서비스 시설, 운송·물류 인프라와 물류단지, 원자력 시설을 포함한 에너지 시설 등이 포함된다. 국가 안보와 경제 안정, 국민 생활에 특히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다른 시설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임시관리인은 해당 자산 매각 등 처분은 할 수 없지만, 이를 제외한 소유자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적으로 소유권 자체가 국가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임시관리기간엔 기존 소유자가 자산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상당 부분 잃을 수 있다.
러시아 측은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전 장기화로 핵심 인프라 시설에 대한 안보 위협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 본토의 정유공장과 석유 저장고, 군수시설뿐 아니라 온라인 유통업체 '와일드베리스'와 '오존'의 물류센터·창고 등을 장거리 드론으로 집중 타격해 왔다.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이번 대통령령이 민간 기업 국유화나 소유 형태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임시 관리 절차 자체가 소유권 박탈은 아니지만 실제론 소유자 권리를 크게 제한하고 자산 통제권을 박탈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임시 관리 도입 요건에 '안전 조치의 비효율성'이나 '피해 복구 지연' 등이 포함된 데다, 국가 안보와 경제 안정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기타 시설'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돼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의 안전관리 책임과 군·정부의 방공 책임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통령령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등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안보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전시 상황을 명분으로 민간 기업의 재산과 경영에 대한 국가의 개입 권한을 지나치게 강화한 과도한 조치라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러시아는 앞서 2023년 대통령령을 통해 개전 이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외국 기업이나 이른바 '비우호국'과 관련된 외국 기업의 자산을 국가가 지정한 임시관리인에게 맡기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령은 외국계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러시아 국내 기업과 개인이 보유한 자산까지 임시 관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국가의 자산 통제 범위를 한층 넓힌 것으로 평가돼 논란이 예상된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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