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AI 킬러드론'에 엔비디아칩 탑재…"인간 개입 없이 목표물 공격"

NYT "통신 안테나 없어…목표물 타격 완전 자동화"
엔비디아 "러에서 판매 안해…2차 시장서 뚫린 듯"

지난달 6일 발생한 러시아군의 자포리자 드론 공격 당시 피해 현장을 촬영한 사진 (출처=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 웹사이트)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인공지능(AI) 킬러 드론에 인간 개입 없이 자체 판단으로 공격 대상을 정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민간용 미니컴퓨터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조사관들은 최근 동남부 자포리자에 추락한 러시아군의 시험용 AI 드론 잔해에서 엔비디아가 출시한 AI 컴퓨터 '젯슨 오린'을 발견했다.

우크라이나 방공체계 관계자들은 젯슨 컴퓨터를 탑재한 AI 드론이 지난달 6일 자포리자에서 주유소를 공격해 3명을 숨지게 했다고 NYT에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5~7월 자포리자 지역에서 시험된 러시아의 신형 AI 드론은 이전의 '인간 개입형' AI 드론과 달리 목표물 타격 결정을 완전히 자동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목표물을 공격했음을 의미한다.

신형 드론에는 표적을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으나, 조종사와 통신할 수 있는 안테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에 장착된 젯슨 컴퓨터는 잠재적 목표물을 식별할 수 있도록 사전 학습을 거쳤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또한 이달 자국 공격에 투입된 신형 러시아 순항미사일 'S-71M 모노크롬'에서도 젯슨 컴퓨터가 발견됐다고 NYT에 전했다.

젯슨 컴퓨터는 생성형 AI를 직접 구동할 수 있도록 만든 고성능 소형 AI 컴퓨터다. 손바닥만한 크기로 제작돼 로봇과 드론 등 소형 기기에 쉽게 장착할 수 있다. 가격은 수백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정부는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 등 품목의 대러시아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어떤 경로로 수출 통제를 우회해 엔비디아 컴퓨터를 입수할 수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엔비디아는 성명을 통해 젯슨 컴퓨터가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위해 학생·개발자·스타트업에 판매되는 소비자가전 제품"이라며, 군사적 목적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젯슨 컴퓨터가 러시아에서 시판되진 않지만, 러시아군이 추적이 어려운 2차 판매 시장에서 컴퓨터를 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칩이 장착된 회로 기판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 도장이 찍혀 있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