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세우타, 집단 월경 참사 희생자 매장…95% 신원 미확인
7만2000명 국경 넘다 최소 96명 사망…70구 우선 안장
모로코인 6명만 신원 확인…묘지에 번호 남겨 송환 대비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한꺼번에 국경을 넘던 과정에서 숨진 이주민들에 대한 매장이 참사 발생 3주 만에 시작됐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세우타의 이슬람 공동묘지에선 이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들 가운데 4명의 장례가 처음 치러졌다.
이슬람 성직자가 기도문을 낭독한 뒤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인부들이 흰색 시신 가방에 담긴 희생자들을 묘지에 안장했다. 묘지 관리 책임자는 앞으로 수일간 하루 10~12구씩 약 70구를 매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장 대상자의 약 95%는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세우타 당국은 유족이 뒤늦게 신원을 확인해 시신 송환을 요청할 경우를 대비, 각 무덤에 번호가 적힌 표지석을 세우기로 했다. 시신은 이슬람 장례 절차에 따라 메카 방향으로 놓이게 된다.
지난달 30일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육로와 해상을 통해 국경을 넘은 사람은 최소 7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 측에서 82명, 모로코 측에서 14명 등 최소 96명이 숨졌다.
세우타 법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모로코 국적 성인 남성 6명뿐이다.
스페인 경찰은 희생자들 지문을 스페인과 모로코 데이터베이스에서 조회하고 시신에서 채취한 유전자(DNA)를 실종자 가족 표본과 대조하고 있다.
그러나 모로코에 거주하는 유족들이 세우타 국경을 합법적으로 통과해 DNA 표본을 제출하기 어렵다는 점이 신원 확인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실종자 가족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관련 정보를 요청하거나 국경 당국에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집단 월경 사태 이후 상당수가 모로코로 돌아갔지만 세우타엔 여전히 약 5000~8000명의 이주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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