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6년만의 귀향에…'의절' 형 윌리엄과 '라이벌 궁정' 우려
찰스 英국왕엔 손주 만날 기회…왕실 업무 복귀는 선 긋기
경호·언론·신뢰가 변수…"6년 갈등, 6주 만에 풀리지 않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왕실 공무 복귀 없이 영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6년 만에 이뤄진 이번 귀향으로, 찰스 3세 국왕과의 관계 회복 가능성은 커졌지만 형인 윌리엄 왕세자와의 갈등, 경호 문제, 언론의 집중 보도라는 새 부담도 커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달 말 런던 외곽의 개인 주택에 정착할 예정이다. 아들 아치(7) 왕자와 딸 릴리벳(5) 공주는 이미 영국 학교 등록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찰스 3세 국왕의 전처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낳은 둘째 아들인 해리 왕자는 지난 2020년 왕실로부터 돌연 독립을 선언하고 메건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거주해 왔다.
이번 복귀 결정은 영국 왕실에도 갑작스럽게 전달됐다.
찰스 3세 국왕은 지난 16일에야 계획을 알았고, 지난달 해리 부부와 손주들을 하이그로브 사저에서 만났을 때도 영국 이주 계획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 왕자 부부는 영국을 생활 기반으로 삼더라도 왕실 공무에는 복귀하지 않는다. 왕실은 두 사람이 '반은 왕실, 반은 민간인' 방식으로 활동하는 선택지를 다시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부부는 캘리포니아와 포르투갈의 거처도 유지한다.
메건은 영국에서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애즈 에버'를 계속 운영한다. 지난해 출시된 이 브랜드는 올해 3월 넷플릭스와의 투자 협력은 종료됐지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귀환의 가장 큰 의미는 찰스 국왕과 해리 왕자 사이의 관계 변화다.
국왕은 손주들과 더 자주 사적으로 만날 기회를 반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랜 기간 쌓인 불신이 곧바로 해소되기는 어렵다.
조 리틀 왕실 전문지 마제스티 편집장은 "갈등이 굳어지는 데 6년 이상 걸렸고, 6주 만에 모든 것이 용서되고 잊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큰 난제는 윌리엄 왕세자와의 관계다.
해리 왕자는 2023년 1월 자서전 '스페어'(Spare)를 출간해 윌리엄 왕세자로부터 일방적인 폭행을 당한 경험을 폭로하고, 형의 아내 캐서린과 계모 카밀라를 포함한 왕실 인사들의 삶을 불편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해 파문을 불렀다.
두 형제는 사실상 소통이 단절된 상태로 알려졌으며, 해리 부부가 영국에 상시 머물 경우 윌리엄 부부의 활동과 해리 부부의 자선·상업 활동이 나란히 주목받는 '라이벌 궁정'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터 헌트 전 BBC 왕실 전문기자는 "해리 부부의 복귀가 윌리엄 왕세자를 격노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두 형제의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봤다.
경호 문제도 핵심 변수다. 해리 왕자는 2020년 왕실 공무를 중단한 뒤 세금으로 지원되는 경호를 받지 못했고, 정부를 상대로 한 경호 복원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영국 정부는 구체적 경호 체계를 밝히지 않았고, 앤디 버넘 총리는 지난 20일 웨스트요크셔 방문 중 이 문제를 "해리와 메건의 사적인 문제"라고만 언급했다.
영국 언론과의 관계도 험난하다. 해리는 미러 그룹 뉴스페이퍼스를 상대로 한 전화 해킹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고 더 선과 뉴스 오브 더 월드 발행사와도 합의했지만, 지난 7월 데일리메일 발행사인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와의 불법 정보 수집 소송에서는 패소했다.
그럼에도 영국 귀환은 해리 왕자의 자선 활동 기반을 넓혀줄 수는 있다. 해리 왕자가 2014년 창설한 상이군인 스포츠대회 인빅터스 게임은 내년 버밍엄에서 열릴 예정이며, 해리는 최근 관련 행사에서 참가자들과 직접 교류하며 대회 지원에 집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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