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 자포리자 원전 외부전력 또 끊겨…비상발전기 가동
"고압 송전선 손상돼 조치 중…방사선 수치는 정상"
우크라 "개전 후 27번째 블랙아웃…올해만 15번째"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외부 전력 공급이 끊겨 비상 디젤발전기가 가동됐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측에서 임명한 자포리자 원전 운영진은 이날 "고압 송전선이 손상돼 원전에 공급되던 외부 전력이 끊겼다"며 "비상 디젤발전기로 전환해 원전은 내 주요 안전 설비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영진은 "원전의 모든 설비가 감시되고 있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며 "현재 방사선 수치는 정상 범위로 측정됐으며, 원전 안전 시스템에도 이상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은 이번 외부 전력 상실이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개시 이후 자포리자 원전에서 발생한 27번째 '블랙아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서만 15번째다.
에네르고아톰은 지난 13일 "올해만 14차례 외부 전력 상실이 발생했다"며 "잦은 비상 발전기 가동으로 관련 장비가 빠르게 마모되고 있다"고 경고했었다.
에네르고아톰은 "외부 전력 공급이 끊길 때마다 원전이 예비 전원에 의존하게 돼 원자력 및 방사선 안전 위험이 커진다"며 "디젤발전기를 짧은 간격으로 반복 가동하면 장비 부담이 커져 비상시 신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기를 갖춘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이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2022년 3월부터 이곳을 점령하고 있다.
현재 이곳 원자로들은 전력을 생산하지 않고 있지만, 원자로 내부 핵연료와 사용후핵연료를 냉각하고 각종 안전설비를 운용하기 위해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외부 전력이 완전히 끊기면 원전 내 디젤발전기가 사실상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그동안 자포리자 원전의 반복된 외부 전력 상실을 원전 안전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해 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자포리자 원전 주변의 포격과 시설 손상 책임을 서로에게 돌려왔다. 이번 고압 송전선 손상 원인이 어느 쪽의 공격 때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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