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력 존엄사법' 공식 합법화…마크롱 대통령 법안 공포

스위스·네덜란드 등에 합류…시행령 제정 등 거쳐 의료현장 시행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자료사진> 2026.07.20.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프랑스가 불치병을 앓는 성인에게 '조력 존엄사'(조력 자살)를 허용하는 법안을 19일(현지시간) 공식 시행했다.

AFP통신,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달 제정된 조력 존엄사법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법안을 공포함에 따라 관보에 게재됐다. 이 법안을 의료진이 실제로 현장에 적용하기에 앞서, 프랑스 정부는 필요한 시행령을 제정·발표해야 한다.

성인이면서 프랑스 국적자이거나 프랑스 장기 거주자여야 대상이 된다.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하고 치료 불가능한 질환"으로 견디기 힘든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어야 한다.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조력 존엄사는 의사가 환자의 신청 자격을 확인한 뒤 심사위원회가 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하며, 최종 결정은 의사가 단독으로 내린다. 환자는 직접 약물을 투여해야 하며 신체적인 이유로 직접 투여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의료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조력 존엄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2022년 재선 도전 당시 공약 중 하나로, 지난 2012년 동성결혼 합법화 이후 프랑스의 중대한 사회개혁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종교계와 일부 의료 종사자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빚어졌다. 법안 통과 이후 프랑스 최고 헌법기관인 헌법위원회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수인 5건의 위헌 심판 청구가 접수됐다.

지난 14일 헌법위원회는 이 법안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의료인이 조력 존엄사에 참여하기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양심 조항' 등 일부 조항은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역 내 대체 병원이 있을 경우 조력 존엄사를 거부하는 민간 병원에도 양심 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스위스를 비롯해 네덜란드, 벨기에, 루마니아 등이 조력 존엄사를 법제화했으며, 특히 스위스는 외국인에게도 이를 허용하고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