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확전시 중동 넘어 유럽 내 미군기지까지 타격 가능성"
FT 보도…"이란 원거리 공격 능력 제한에 대리세력 활용할 수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이란이 미국과의 확전 가능성에 대비해 공격 대상을 유럽 내 미군 시설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두 명의 이란 정권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소식통은 이란군이 미군에 공군기지 사용 허가를 내준 불가리아 등 남동부 유럽 국가들에 위치한 미군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불가리아는 지난달 미군 공중급유기의 자국 내 베즈메르 공군기지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키프로스도 미국이 다시 공세를 펼칠 경우 보복의 잠재적 표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키프로스는 지난 3월 드론 공격을 받은 영국 공군 기지가 위치한 곳이다.
소식통들은 이란군이 사태가 격화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해저 광케이블을 공격하는 방안도 별도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실제 공격 여부기 미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인프라를 공격하겠다는 이전의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이란은 전쟁을 더욱 확대할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미국이 공격하면 이란의 대응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선을 넘을 경우, 이란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국을 방어할 것이고, 이 지역을 넘어 유럽까지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또한 지난달 미국의 군사 기지 사용을 허가한 영국에 "이란 영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기지는 정당한 표적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란이 실제로 유럽 공격을 감행할 경우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지난달 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이 이란이 수행한 가장 정밀한 장거리 공격이었으며, 더 먼 거리의 표적을 타격할 능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 공격으로 3명의 미군 병사가 사망했다.
그는 "이는 유럽에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했다"며 "유럽도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으니, 이 전쟁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의 장거리 공격 능력은 제한적이다. 미국은 이란이 전쟁 이후 약 4000㎞ 떨어진 인도양의 미국과 영국 합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으나, 이 중 목표물에 도달한 미사일은 없었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시다르트 카우샬 연구원은 이란 미사일이 유럽 및 기타 지역에 가하는 위협을 "실재하지만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의 샤하브 미사일 등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남동부 유럽의 미군 자산에 닿을 수 있지만 더 먼 거리에서는 피해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충분한 사거리를 확보하려면 탄두 중량을 줄여야 할 것이며, 그럴수록 파괴력은 작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더글러스 배리 연구원은 "올해 디에고 가르시아를 겨냥해 시도했던 공격들은 이란이 사정거리 2000㎞가 넘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어느 정도 시사한다"면서도 "실제로 이러한 무기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며, 과시적인 성명을 내기 위해 소수라도 기꺼이 사용할 용의가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이 실패하거나 격추될 위험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들이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사거리가 길수록 정밀 타격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란이 장거리 공격을 감행할 경우 표적과 더 가까운 대리 세력을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3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이란에서 발사된 여러 미사일이 나토 방공망에 요격됐다고 밝혔다. 같은 달 키프로스에 위치한 영국 공군 기지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
당시 서방 관계자들은 이 공격이 지역 내 이란의 대리 세력이 발사한 이란산 드론에 의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카우샬 연구원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반군,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등 "대리 세력을 활용하는 것이 그들(이란)에게 더 유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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