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우스 고향' 그리스 이타카, 영화 흥행에 '관광 붐' 들썩

"영화에는 안 나왔지만"…놀런 영화 흥행에 기대감 높아
곳곳에 오디세우스·호메로스 동상 및 관련 기념품 눈길

지난 4일(현지시간) 촬영된 이 사진은 이타카섬 바티 마을의 항공 뷰를 보여주고 있다. 2026.08.04.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오디세우스의 고향으로 알려진 그리스 이타카섬이 관광 특수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서부 이오니아해의 이타카섬은 맑은 바닷물과 아름다운 해안을 자랑하지만, 그리스의 다른 관광지들처럼 여행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은 아니었다.

섬에는 주민 약 3000명이 살고 있으며, 험준한 지형과 함께 올리브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 관광 성수기에도 한적한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다룬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하면서 이타카섬은 전 세계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시련과 고난을 그렸다. 지난달 17일 북미 개봉 이후 전 세계 11억 달러(약 1조 56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놀런 감독 최고 흥행작이 됐다.

3일(현지시간) 촬영된 항공 사진은 전설에 따라 오디세우스가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상륙했던 이타카섬의 덱사 해변을 보여주고 있다. 2026.08.03. ⓒ AFP=뉴스1

이타카섬 주민들도 두 차례의 야외 상영회를 열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가졌지만, 정작 영화 내 어떠한 장면도 섬에서 촬영되지 않은 점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디오니시스 스타니차스 이타카 시장은 "제작진에게 연락해 섬에서 일부 장면을 촬영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안타깝게도 그것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이타카가 오디세우스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진 만큼, 영화 흥행을 계기로 '관광 특수'를 누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번 휴가철 섬의 숙박 예약은 영화가 개봉했을 시점에 이미 마감된 상태였다.

이타카의 중심지 바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지미 조자는 영화가 이미 "섬에 대한 홍보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스타니차스 시장 역시 영화가 준 홍보 효과가 "엄청났다"며 "더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볼수록 섬을 방문하기 위한 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3일(현지시간) 이오니아해 이타카섬의 한 해변에서 관광객들이 앉아 있다. 2026.08.03. ⓒ AFP=뉴스1

이타카섬에는 오디세우스의 실제 존재를 입증할 만한 고고학 유적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호메로스가 묘사한 고대 이타카의 지형이 실제 이타카섬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마을 광장과 시청에는 오디세우스와 호메로스의 동상이 곳곳에 서 있으며, 항구에는 '텔레마코스'(오디세우스 아들)나 '칼립소'(오디세우스를 감금한 여신)처럼 신화에서 이름이 유래된 배들이 정박해 있다.

오디세이아가 상륙한 곳으로 전해지는 덱시아 해변은 올리브나무 그늘과 자갈 해변으로 유명한 피서지다. 마을에서는 폴리페모스(외눈박이 괴물) 티셔츠, 페넬로페(오디세우스 아내)의 흉상, 트로이 목마가 그려진 벽걸이 접시 등 기념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고고학자 스피로스 쿠바라스는 관광객들이 단순한 모래사장과 바다 이상으로 역사와 신화를 원하고 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그는 이타카섬에 대한 관심이 불붙은 이유는 단연코 영화 '오디세이' 덕분이라면서도, "놀런 감독의 영화 뒤에는 호메로스가 있다"고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이오니아해 이타카섬 바티의 중앙 광장에서 한 어린이가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대리석 흉상 옆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2026.08.03. ⓒ AFP=뉴스1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