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트럼프' 극우 패라지, 보궐 당선…'쓰레기통' 후보 선전
금품수수 의혹 제기되자 사퇴 후 재출마…주요 정당은 보이콧
의회 조사서 '재산 신고 규정 위반' 결론 시 의원직 정지 가능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영국판 트럼프'로도 불리는 극우 성향의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Reform UK) 대표가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패라지는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진 뒤 국면 전환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다시 출마했는데, 코미디언 출신의 풍자 후보 '빈페이스 백작'(Count Binface)이 전체 투표수의 4분의 1 이상이나 득표하면서 패라지가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전날(13일) 치러진 잉글랜드 클랙턴온시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패라지가 62.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아이스크림콘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고 대중교통에서 스피커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강제 징집하겠다는 등의 풍자 공약을 내건 빈페이스 백작은 26.7%를 득표했다. 쓰레기통을 뒤집어쓰고 다녀 '빈페이스'를 자칭하는 그는 과거에도 유명 정치인들에 맞서 여러 차례 출마해 기성 정치권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이어왔다.
패라지는 "결과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경찰의 조언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례적으로 개표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과 발표에 앞서 열린 당 행사에서는 지지자들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도 무명의 인물들에게 무대 위에서 격하와 모욕을 당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패라지가 암호화폐 투자자 크리스토퍼 하본으로부터 받은 500만 파운드(약 95억 원)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열렸다. 주요 정당들은 패라지의 출마가 '정치적 쇼'라며 이번 선거를 보이콧했다.
런던 버크벡대학교의 정치학 강사인 로라 리처즈그레이는 주요 정당 경쟁자가 부재한 상황이 패라지가 이번 선거를 이른바 "국민 대 기득권" 구도로 몰아가려던 시도를 오히려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특회 "전국적 차원에서 이 전략은 역효과를 냈다. 패라지가 서사에 대한 주도권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일부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시간과 돈 낭비"로 봤다고 덧붙였다.
고전 중이던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 상승은 패라지에 있어서는 '겹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앤디 버넘 총리 취임 '버넘 효과'로 노동당 지지율은 28%로 반등하며 영국개혁당(25%)을 앞서고 있다.
또한 영국 의회 감시기구는 패라지가 하원에 복귀한 이후에도 그의 재산 신고 내역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회 규정상 하원의원은 선거 전 1년 이내에 받은 후원금을 취임 후 한 달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규정을 위반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파라지는 의원직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패라지는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으나 신고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개인적 선물이었기 때문에 잘못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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