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팔던 인도서 휘발유 되사오는 러시아…첫 4만2000톤 수입

우크라 드론 공격 여파 등으로 연료난 지속
벨라루스·카자흐 등서도 정제유 수입 확대

러시아산 원유를 밀수출하는 '그림자 선단'(에 소속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 데이나호가 지난 3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 구항 인근에서 포착됐다. 2026.03.23.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자국 내 연료난 해소를 위해 인도에서 수입한 휘발유 첫 물량이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원자재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의 자료를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첫 수입 물량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인도 정유사 '나야라 에너지'의 정유공장에서 출하돼 지난 5일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 유조선 '사이클론'은 지난 6월 18일 첫 수입 물량으로 약 4만2000톤의 인도산 휘발유를 선적했다. 이 휘발유는 이후 7월 이집트 다미에타항 인근 해상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실린 뒤 8월 초 러시아로 운송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자국 내 정유시설 공격 등의 여파로 발생한 연료난을 타개하기 위해 인도산 휘발유 구매에 나선 사실은 지난달 초 알려졌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인도에서 최소 6만톤의 휘발유가 러시아로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가 인도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매달 최대 40만톤의 휘발유를 수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 가운데 하나다. 지난 6월 러시아의 대인도 원유 수출은 하루 270만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인도 전체 원유 수입량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주요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자국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인 인도에서 정제된 휘발유를 역수입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러시아는 인도 외에도 동맹국 벨라루스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벨라루스의 대러 휘발유·경유 수출은 지난 7월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최근 수개월간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주요 정유시설 가동이 잇따라 중단되면서 심각한 연료 수급난을 겪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국내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휘발유와 경유 등의 수출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한편 외국산 연료 수입 확대, 비축분 방출 등 긴급 조치를 취했다.

이런 조치와 일부 정유시설의 가동 재개 등에 힘입어 7월 하순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연료 공급이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정유시설 공격이 계속되면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여름철 자동차 연료와 농업용 연료 수요 증가, 일부 지역의 물류 차질까지 겹치면서 최근 다시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