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에 230명 태워 영국으로…영불해협 이주민 '역대 최대' 과적 기록

프랑스 북부에서 고무보트 타고 영국행…"이민 브로커가 보트 대형화 유도"

(출처=프랑스 해상구조협회(SNSM) 베르크쉬르메르 지부 페이스북)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민자 230명이 소형 보트 1척에 올라탄 채 프랑스 북부 해안을 출발해 영국 해협(도버 해협)을 건너 10일(현지시간) 영국에 도착했다고 BBC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프랑스 해상구조협회(SNSM) 베르크쉬르메르 지부는 전날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이들 승객이 약 15m 길이의 고무보트를 타고 프랑스 북부 해안에서 출항했다고 전했다.

협회에 따르면 수백 명의 승객들이 모래 언덕에서 몰려나와 보트에 탑승했으며, 일부는 과적 상태의 보트 밖으로 튕겨 나갔다. 탑승에 실패한 승객 30여명이 밀물에 고립되면서 소방 당국의 구조를 받아야 했다.

이번 밀입국은 지난달 23일 한 배에 165명이 탑승해 세운 종전 기록을 넘어섰다. 협회는 "20명이 넘는 아동을 포함해 탑승 인원은 총 230명으로 집계됐다"며 "새롭고 슬픈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국 앤디 버넘 총리실 대변인은 "오늘 우리는 어린 아기들이 항해에 적합하지 않은 보트에 올려지는 끔찍하고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다"며 "이는 이윤을 위해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잡는 무자비한 밀매 조직의 실상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불법 월경 시도를 강력히 단속하고 있으며, 총선 이후 4만 7000건의 도하 시도를 저지한 합동 작전이 이를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반이민 우파 성향 나이절 패러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단일 선박 기준 역대 최다 인원"이라며 "불법 침입이 국가 안보 비상사태라는 점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지적했다.

영국 언론들은 밀입국 브로커들이 보트 한 편당 탑승 인원을 늘리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2일에는 128명을 태운 대형 고무보트가 영국에 도착했고, 이달 4일에는 해협을 건너려던 보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주민 173명이 구조되는 일이 있었다.

이를 두고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보트 밀입국' 차단에 나서면서 밀입국 조직들이 단속을 회피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트 크기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은 "올해 해협을 건넌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소했으나, 대형 선박 이용이 늘어난 것은 밀입국 브로커들이 프랑스 경찰의 단속 강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형 보트를 이용해 영국 해협을 건넌 사람은 1만 4819명에 달한다. 지난 4월 영국과 프랑스는 불법 이주민 차단을 위해 6억 6200만 파운드(약 1조 2600억 원) 규모의 협정을 체결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