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잡다가"…2000년 전 로마 난파선 伊시칠리아 해저서 발견

수심 46m서…와인 운반용 추정 항아리·닻 부품도 확인

이탈리아 카라비니에리(군사경찰)가 9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 시칠리아 마자라 델 발로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고대 로마 시대 난파선 주변의 암포라들이 보이고 있다. 2026.8.9.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탈리아 시칠리아 앞바다에서 20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로마 시대 난파선이 발견됐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시칠리아 서부 마자라 델 발로로부터 약 3마일(약 4.8㎞) 떨어진 해역 수심 46m에서 기원전 2~1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로마 시대 난파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난파선 주변에선 '암포라'(amphora) 수백 개와 납으로 만든 닻 부품 2개, 다른 납 구조물 등이 발견됐다.

'암포라'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 지중해 지역에서 와인이나 올리브유, 곡물 등을 저장·운반하는 데 널리 쓰던 손잡이 2개가 달린 길쭉한 항아리다. 이번에 발견된 암포라 대부분은 주로 와인을 운반하는 데 쓰인 '드레셀 1A' 형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난파선을 처음 발견한 것은 프리다이빙으로 물고기를 잡던 자코모 데 몰라였다. 데 몰라는 동료 이고르 비술리와 마자라 델 발로 앞바다를 살피던 중 음향측심기에 주변 해저와 다른 형태의 구조물이 포착되자 직접 잠수했다고 한다.

그는 당초 바위로 생각했던 곳 해저에 수백 개의 암포라가 펼쳐져 있는 것을 보고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이후 이탈리아 카라비니에리(군사경찰) 문화유산보호사령부(TPC) 팔레르모 지부와 시칠리아주 해양문화재감독청, 메시나 카라비니에리 잠수대 등이 공동으로 현장을 조사해 데 몰라 등이 발견한 구조물이 로마 시대 난파선임을 확인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난파선과 암포라가 발견된 구역은 길이 약 21m, 폭 6m 규모에 달한다.

알레산드로 줄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이번 발견을 "최근 몇 년간 가장 중요한 수중 고고학적 발견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줄리 장관은 이 난파선이 "지중해를 문명의 교차로로 만들었던 사람들과 항로, 교역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그 역사를 밝혀낼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앞으로 현장에 대한 추가 기록·조사를 진행해 난파선의 고고학적 맥락을 규명하는 동시에 유적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로마 시대 교역이 활발했던 이탈리아 해역에선 고대 선박 유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2023년에도 로마 북서쪽 치비타베키아 앞바다 수심 약 160m에서 기원전 2~1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20m 이상의 로마 화물선이 발견됐다. 이 배에서도 대부분 온전한 상태의 암포라 수백 개가 나왔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