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계' 美 석유기업, 그린란드 해안에 시추장비 무단 반입

경고 2일 뒤 트럼프는 '그린란드 야욕' 이미지 공유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의 모습. 2026.01.20.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연관된 한 미국 석유기업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해안에 당국의 승인 없이 시추 장비를 무단 상륙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며칠 사이 석유기업 '그린란드 에너지'는 그린란드 동부 해안에 시추 준비에 필요한 자재와 장비를 무단 반입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장비의 상륙을 승인한 적이 없다며 경고를 발령했다. 자치정부는 성명을 통해 "향후 모든 물류 관련 사항은 실행에 옮기기 전 광물자원청에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고 이틀 뒤인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안녕, 그린란드!"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이 그린란드의 한 마을을 위협적으로 내려다보는 모습을 담은 합성 이미지를 올렸다.

지난해 설립된 텍사스주 소재 석유기업 그린란드 에너지의 경영진은 동부 제임슨랜드 지역의 매장층 아래에 1조 달러(약 1410조 원) 규모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업은 매장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6000만 달러(약 840억 원)를 들여 시추정 2개를 뚫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린란드 에너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치한 법무부 산하 종교자유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계획 '골든 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미 해군 예비역 장교를 이사로 임명했다.

그린란드 에너지의 이사회 의장 겸 대주주인 래리 스웨츠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이번 석유 프로젝트가 "미국의 영토 병합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 에너지가 제임스랜드 탐사를 진행하려면 여전히 그린란드 자치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자치정부는 승인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도 장비의 강제 철수까지는 요구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러나 시추 예정지가 람사르 습지 보존 구역에 일부 해당하는 데다, 그린란드 병합을 시도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제국주의 정책을 추진할 구실을 줄지 모른다며 고심하고 있다.

그린란드 에너지는 지난 6일 주주 서한에서 "프로젝트 경영진과 그린란드 규제·감독 당국 간의 최근 고위급 회동은 건설적이었으며, 시굴에 필요한 남은 허가를 얻기 위한 진전에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논의를 거쳐 우선 시굴정 1개만 뚫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특사로 활동 중인 강경 우파 성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그린란드가 내년에 석유를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