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크라 대선시 젤렌스키 패배"…경쟁자들에 결선서 대패

여론조사 결과…"前총사령관·前국방장관 등이 양자대결서 크게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현 영국 주재 대사). 2024.02.0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대선이 실시될 경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주요 잠재 후보들에게 패배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소시스(SOCIS)'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1차 투표를 가정한 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22.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대사(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가 21.4%로 2위,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13.1%로 3위에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만일 1차 투표에서 이렇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결선투표를 가정한 양자대결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잘루즈니 대사에게 33.8% 대 66.2%의 큰 격차로 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키릴로 부다노우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맞붙을 경우에도 부다노우가 60.3%, 젤렌스키가 39.7%를 기록했다.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과의 결선투표에서도 페도로우가 63.8%의 지지를 얻어 36.2%에 그친 젤렌스키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우크라이나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잘루즈니 대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군을 이끈 총사령관 출신으로, 전쟁 영웅 이미지와 높은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젤렌스키의 가장 유력한 잠재적 경쟁자로 꼽혀왔다.

부다노우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군 정보기관인 정보총국(HUR) 수장 시절 러시아를 상대로 한 특수작전을 지휘하며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고, 강한 전시 지도자 이미지를 갖고 있다.

최근 개각 과정에서 해임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은 국방 혁신과 드론 전력 강화 등을 주도한 젊은 개혁파 정치인으로, 그의 해임에 반대하는 전국적 시위가 장기간 이어질 정도로 대중적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과 함께 계엄령이 발령돼 대선이 실시되지 못하면서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22년 개전 이후 계엄령이 발령된 뒤 거듭해 연장되고 있다. 현행 계엄법은 계엄령 시행 중 대통령 선거와 총선, 지방선거 실시를 금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취임해 2024년 5월로 5년의 정규 임기가 종료됐지만, 우크라이나 헌법은 현직 대통령이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계속 권한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엄령으로 대선이 실시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젤렌스키가 계속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이미 만료됐다며 그를 우크라이나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