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채소상 쫓아 폭발한 러 드론…우크라 "야만적 전쟁범죄"

젤렌스키 "민간인 대상 드론 '사파리'…러시아 미쳤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시장에서 한 남성을 따라가다 인근에서 폭발하는 러시아 드론. 2026.8.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시에서 채소 장수를 추격해 폭발한 러시아 드론이 논란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규탄했다.

로이터통신과 유로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경찰은 4일(현지시간) 드론이 노점상으로 사용되는 자동차 주변에서 한 남성을 추격하다가 남성이 자동차 뒤로 몸을 숨기자 폭발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노점상 주변엔 2대 이상의 자동차가 더 서 있고, 전투원은 보이지 않았다. 뒤로는 아파트로 추정되는 건물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피해자가 52세 남성 채소 장수이며 폭발 충격과 파편상, 뇌진탕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입원 중인 채소 장수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 "파라솔을 펼치고 상자를 내리기 시작했다"며 "아내도 옆에 있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또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며 드론이 "시장 뒤편, 덤불 속에서 나타나 아주 낮게 날아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기는 드넓은 초원이다. 도망갈 곳도 없다"며 아내는 도망쳐서 다치진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무서웠고 정말 끔찍했다"며 두 다리와 등에 입은 상처를 보여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오늘 많은 사람이 헤르손에서 러시아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벌이는 또 다른 드론 '사파리' 영상에 충격을 받았다"며 "러시아가 미쳐버렸다"고 맹비난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헤르손에서 자행된 야만적인 러시아의 전쟁 범죄는 국제적인 규탄과 정의 구현을 요구한다"며 "하지만 이와 유사한 수천 건의 범죄는 결코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좌안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 드니프로강 우안에 위치한 헤르손시는 러시아군 점령지와 매우 가까운 데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에도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지난 2일 하루에만 헤르손주에서 민간인 18명이 다치고 2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 감시단은 2026년 상반기 민간인 사망자가 1396명, 부상자가 7978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민간인 사상자는 2025년보다 37%, 2024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