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野 인사 나데즈딘 "나는 살아있다…당분간 해외 머물 것"

2024년 대선 출마 시도…9월 하원 선거 출마 준비하다 위협 느껴 출국

보리스 나데즈딘 . 2023.12.2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유철종 전문위원 = 지난 2024년 러시아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맞서 출마를 시도했던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63)이 3일(현지시간) 당분간 러시아를 떠나 있겠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데즈딘은 이날 텔레그램에 게시된 짧은 영상을 통해 "안녕하세요, 여러분! 좋은 소식이 있다"며 "저는 살아있고 자유롭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러시아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은 상황을 파악하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제 계획은 나중에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나데즈딘의 출국은 러시아 내부에서 크렘린궁에 맞설 의지를 가진 또 한 명의 저명한 야권 인사를 잃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부분의 인사는 현재 감옥에 있거나 해외 망명 중이다.

나데즈딘은 푸틴 대통령이 8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2024년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푸틴 장기집권 반대를 내걸고 출마를 추진한 대표적 반전 성향 야권 인사다.

그러나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등록을 위해 제출한 유권자 서명 가운데 무효 서명이 허용 한도를 넘었다는 이유로 나데즈딘의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이후에도 반전·반크렘린 정치활동을 이어온 나데즈딘은 오는 9월 예정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지지자 서명을 모아왔다.

하지만 러시아 법무부는 7월 나데즈딘을 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외국대리인'으로 지정했다. 당국은 나데즈딘이 러시아 정부와 선거제도에 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허가받지 않은 집회 참여를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현행 러시아 법에 따르면 외국대리인으로 지정된 인사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나데즈딘은 지난달 14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를 떠날 가능성을 가족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당국이 나를 가두려 한다는 것이 분명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건강 상태와 나이를 고려하면 답답한 구치소에서 15일조차 버티지 못할 수 있다"며 "그곳에 갇히면 나는 그냥 죽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