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병력 부족에 거리서 강제 징집…2차 동원령 임박 관측"
WSJ 보도…신분 확인 이유로 끌고 가 폭행 및 협박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부족한 병력을 메우기 위해 징집대상 연령대의 남성들을 강제로 입대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변호사와 인권 활동가, 목격자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공식적으로는 자원입대 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중소도시에서는 경찰이 군 모집관들과 협력해 거리나 직장 앞에서 신분증 확인을 이유로 남성들을 붙잡은 뒤 군 모집소로 끌고 가 입대 계약서에 서명할 때까지 협박이나 폭행을 일삼고 있다.
강제 징집 피해자들을 돕는 변호사인 아르툠 클리가는 "당국이 남성들을 붙잡아 강제로 보내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펜자에 거주하고 있는 블라디슬라프 레오니도프는 지난 5월 몇 시간 동안 연락이 끊긴 지인을 군 모집소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해당 남성은 개인정보 확인을 이유로 경찰서에 불려 갔고, 도착하자마자 군 모집관이 모집소로 데려갔다. 이후 남성은 폭행을 당했고, 신체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구출됐다.
남성은 "두 시간만 늦었어도 이미 전선으로 보내졌을 것"이라며 "모든 절차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민간인 복장의 남성들이 군용 차량 안에 앉아 있고, 울고 있는 여성들이 차량을 막아서는 모습이 촬영된 영상이 확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펜자 내무부는 온라인에 유포된 영상들이 특별군사작전 지역으로 사람들을 보내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사람들은 러시아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드레이 수르코프 펜자 군 모집소장은 단속을 병역 기피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이 폭력과 협박까지 동원해 강제 징집에 나선 것은 포상금 제도 때문이라고 WSJ는 짚었다. 러시아 일부 지방 정부는 남성들을 군 모집소로 데려올 경우 포상금으로 약 10만 루블(약 18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포상금 제도는 펜자 지역을 포함해 타타르스탄, 아무르주, 야로슬라블주, 칼루가, 보로네시, 아르한겔스크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병역 회피를 돕는 반전단체 '겟 로스트(Get Lost)'의 설립자인 그리고리 스베르들린은 "입대할 사람이 줄어들수록 당국은 더 많은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입대자들에게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하고 있지만, 군 내부 가혹행위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력 향상으로 전선에서 병사들의 생존 기간이 매우 짧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모병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이번 강제 징집은 지난 2022년 부분 동원령과 같은 강제 동원령의 전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싱크탱크 전략기술분석센터의 루슬란 푸호프 소장은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전역 장악 목표를 유지한다면 동원령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도 러시아가 수천 명을 추가로 동원할 수 있는 또 다른 강제 동원령을 검토하고 있으며 9월 20일 러시아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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