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산불 확산…그리스 진화 헬기 충돌 2명 사망·헝가리 원전도 멈췄다

프랑스·스페인 산불은 다소 진정…극심한 가뭄에 다뉴브강 역대 최저 수위

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서쪽 비오티아주 프사타 지역에서 산불 진화 작업 중 헬기 2대가 공중 충돌한 가운데, 추락한 헬기 잔해가 산비탈에 남아 있다. 이번 사고로 헬기 탑승자 2명이 숨졌다. 2026.8.2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유럽 전역을 덮친 폭염과 가뭄 속에 산불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리스에서는 산불 진화 헬기 두 대가 공중에서 충돌해 2명이 숨졌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대형 산불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였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헝가리에서는 원전 가동이 중단되는 등 이상기후 여파가 확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서쪽 대형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헬기 두 대가 아티카주 프사타 지역 상공에서 충돌했다.

그리스 소방당국은 한 헬기에 탑승한 그리스인과 덴마크인이 숨졌고, 다른 헬기의 그리스인과 영국인 승무원은 생존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현지에 공개된 영상에는 저공비행하던 헬기 두 대가 교차하던 중 아래쪽 헬기의 주회전날개가 다른 헬기 하부와 부딪힌 뒤 추락해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이 담겼다. 로이터는 영상의 진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산불은 보이오티아 지역에서 시작돼 아티카주로 번졌으며, 민간 풍력발전 전력을 송전망으로 보내는 전선에서 발생한 불꽃이 발화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은 과실 혐의로 그리스인 2명이 체포됐고 용의자 1명은 도주 중이라고 보도했다.

강풍을 타고 번진 불길은 아테네에서 북서쪽으로 약 60㎞ 떨어진 포르토 게르메노 일대를 휩쓴 뒤 산을 넘어 남쪽 베니자 마을과 군 사격장까지 번졌다. 사격장에서는 불길이 미폭발 탄약을 건드리면서 추가 폭발도 발생했다.

현재까지 주택 100여 채가 소실됐으며, 당국은 인구 약 3만 명의 메가라 해안도시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부 아티카 일대 여러 마을에는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자연의 힘과 기상 조건의 강도가 인간의 모든 계획과 대응 능력을 뛰어넘는 순간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서부 관광지인 케팔로니아섬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여러 마을 주민들이 밤사이 대피했다.

프랑스에서는 남부 바르 지역 대형 산불이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접근이 어려운 산림지대로 이동해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남부 역사도시 카르카손 인근에서는 불이 붙은 차량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산불이 발생해 고속도로가 폐쇄됐고 인근 동물원이 대피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주 수만 헥타르를 태운 대형 산불 대부분이 진화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재발화가 이어지고 있다. 서부 카세레스에서는 약 800명의 주민이 대피했다가 귀가했지만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지 않아 자택 대기 명령이 유지되고 있다.

폭염과 가뭄의 영향은 산불을 넘어 에너지와 수자원에도 미치고 있다.

다뉴브강 수위가 헝가리와 세르비아, 루마니아에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헝가리는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유일한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헝가리 정부는 앞으로 닷새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르비아에서도 다뉴브강 수위가 198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최대 수력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이 평소의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과학자들은 기록적인 폭염과 강수 부족, 기후변화가 올여름 유럽의 대형 산불과 가뭄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