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 노렸나…모스크바 식당 폭탄 테러(종합2보)

현지매체 "5명 사망·19명 부상"…당국은 사제폭발물 확인
차이코 생일·취임 축하 자리 표적설…러 당국 확인 안 해

폭발이 발생한 모스크바 시내 카페 인근 모습. 2026.08.0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도심의 한 고급식당에서 사제폭발물이 터져 최소 5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폭발 당시 식당에서는 알렉산드르 차이코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의 생일과 취임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는 주장이 나와 그가 공격 표적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독립매체 메두자 등에 따르면 폭발은 1일 오후 8시쯤(현지시간) 모스크바 쿠드린스카야 광장에 있는 이탈리아 식당 '발치 로시' 입구에서 발생했다. 식당은 스탈린 양식 고층건물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식당 주방의 가스 설비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이후 사제폭발물이 터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테러위원회는 식당 안으로 사제폭발물을 반입하려 한 것으로 의심되는 신원 미상의 여성과 이 여성의 출입을 막은 경비원, 방문객 1명 등 3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현지 수사당국은 '테러 행위' 혐의를 적용해 형사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이튿날 부상자 가운데 2명이 병원에서 추가로 숨져 전체 사망자가 5명으로 늘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부상자는 19명으로 줄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망자는 아직 3명이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메신저 '막스'(Max)에 올린 글에서 이번 폭발을 "인명을 앗아간 잔혹한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소뱌닌 시장은 "수사기관이 사건 경위를 규명하고 있으며 모든 책임자는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사건 당일 발치 로시에서는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는 가운데 개인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행사 도중 한 여성이 선물이 든 상자를 주최 측에 전달하겠다며 식당에 들어가려 하자 경비원이 이를 제지했고, 곧이어 폭발이 일어났다.

코메르산트는 폭발물을 운반한 여성이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크며, 제3자가 폭발물을 원격으로 터뜨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폭발물의 위력은 TNT 1㎏에 해당했으며, 살상력을 높이기 위한 금속 구슬도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메르산트는 당시 개인 행사 참석자들이 이번 공격의 표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텔레그램 채널들은 이날 행사가 알렉산드르 차이코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에 오른 차이코는 지난달 27일 55세 생일을 맞았다. 텔레그램 채널들은 차이코가 이날 생일과 새 직책 취임을 함께 축하하려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보안기관 관련 내부 소식을 주로 다루는 익명 텔레그램 채널 '브체카-오게페우'는 차이코의 생일파티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고위 관계자와 국방부 장성, 의원, 관리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행사 성격이나 공격 표적, 차이코의 참석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차이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2022년 초 동부군관구 사령관으로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면으로 진격한 병력을 지휘했다. 이들 병력 일부는 키이우 북서쪽 도시 부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차이코가 부차와 키이우 인근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학살을 조직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유엔 등 국제기구는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저지른 민간인 살해와 즉결처형 등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FSB는 올해 초 우크라이나가 배후로 추정되는 일련의 암살과 암살미수 사건이 발생하자 고위 군 관계자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