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 장기화 대비?…"3년간 군사비 우선 예산 편성하라"

"올해 군사비 75조원 이상 증액 전망"…전비 충당 위해 민간부문 예산 삭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6.6.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향후 최소 수년간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부 예산을 편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독립 매체 '모스크바 타임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향후 3년간 정부 예산을 편성할 때 군사비를 계속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임기를 마친 제8대 국가두마(하원)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방이 '러시아 혐오 기계'를 가동하고 제재 부문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다"고 비난했다.

이어 "누구도, 결코 러시아 국민을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2027∼2029년 예산에서 국가 방위력 강화와 함께 시급한 사회적 과제 해결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는 당초 올해 예산안의 '국방비' 항목에 12조9000억 루블(약 241조 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실제 올해 군사예산이 계획보다 4조∼5조 루블(약 74조~93조 원)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민간 부문 예산을 삭감하고, 2조∼3조 루블(약 37조~56조 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야니스 클루게 연구원이 러시아 재무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예산 지출은 이미 5조9000억 루블(약 110조 원)에 달했다. 연간 공식 국방예산(12조9000억 루블)의 절반에 가깝다.

이같은 전쟁 관련 예산 지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29.9% 늘어난 것이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하면 68.7%, 2023년과 비교하면 129% 증가했으며, 2022년 1분기보다는 4.6배로 늘었다.

클루게 연구원의 계산에 따르면 2022년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후 러시아 납세자가 부담한 전쟁 비용은 누적 53조790억 루블(약 993조 원)에 달했다.

이는 현재 러시아 정부의 보건 예산 28년치, 교육 예산 30년치에 해당하며,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주나 스베르들롭스크주 같은 대형 지방정부의 연간 예산 100년치와 맞먹는 규모다.

러시아 거시경제분석·단기예측센터(CMACP)의 에밀 아블라예프 수석전문가는 국방과 안보가 예산의 우선순위가 되면서 정부가 다른 부문에 대한 재정 지원에 "더 선별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이미 세율을 지속적으로 올려 예산을 확충할 수 있는 여력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블라예프는 지난해 1월 법인세와 폐차부담금을 인상했음에도 세입이 계획보다 3조 루블 부족했으며, 올해는 재정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꼬집었다.

러시아 재무부는 올해 1월 부가가치세를 22%로 2%포인트 인상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재정적자가 약 6조 루블에 달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