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페인 '괴물 산불' 사투…또 폭염 다가와 "시간이 없다"
29~30일 폭염 다시 닥칠 전망…재발화 위험 높아져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프랑스와 스페인이 이번 주 폭염을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로 확산한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AFP통신,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인근 지롱드 지역, 스페인 중부 마드리드 서쪽 아빌라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양국이 평시 겪은 산불 가운데 최악 수준으로 기록됐다.
지롱드에서는 산불이 지난 6일 동안 확산해 4만 2000헥타르를 태우고 22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스페인에서 발생한 산불은 같은 기간 5만 헥타르를 태워 주민 10만 명이 대피해야 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올해 산불 소실 면적이 역대 최악이었던 2022년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월 이후 11만 6000헥타르 이상의 산림과 초목이 불에 탔는데, 지난해 전체 기간에 기록된 7만 헥타르를 훨씬 넘어섰다.
스페인 시민보호청은 전날 현재 전국 산불의 화선 길이가 280㎞, 피해 면적은 7만 7000헥타르에 달한다며 "괴물과 싸우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전역에서 기록된 화재 소실 면적은 올해 들어 15만 3000헥타르로 늘어났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된 면적의 6배에 달한다.
프랑스와 스페인 산불은 이날 밤사이 내린 이슬비로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오는 29일부터, 스페인에서는 30일부터 폭염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보되며 진화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프랑스 기상청은 특히 남서부 지역에서 이번 폭염으로 기온이 40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롱드 소방구조대(SDIS)는 이날 낮 동안 잔불 재발화가 발생했으며, 기온 상승으로 인해 28일 산불이 "재발화"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전날 아빌라 화재 현장을 방문해 불길 진압에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앞으로 어려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페르난도 그란데 마를라스카 스페인 내무장관은 기온이 다시 올라가기 전인 27~28일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날들"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양국에 소방 항공기와 헬리콥터 등 응급전력 배치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보르도 상황실에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른바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긴 했지만 여전히 기세가 매서워 향후 몇 시간, 며칠 동안은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는 별도의 소규모 산불로 지난 26일 70대 남성 1명이 질식사로 숨졌다. 이번 산불 사태로 확인된 민간인 사망자는 현재까지 이 1명이며, 프랑스에서는 지난 22일 보르도 인근에서 소방관 2명이 진화 작업 중 목숨을 잃었다.
산불 피해는 올 여름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EU 관계자들은 산불이 오는 11월 초까지 계속 될 수 있으며, 올해 산불 피해 면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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