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에 흑해서 러 국적 이외 선박 공격 자제 경고"

카스피해 송유관 사업 둘러싼 美 정유업계 우려 반영

우크라이나군 무인 항공체계 사령부가 공개한 우크라이나 드론이 흑해에서 목표물을 타격하는 장면. 2026.07.17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흑해에서 러시아 국적이 아닌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셰브론 등 미국 정유업계 경영진을 면담한 뒤 우크라이나에 흑해의 제3국 선박이나 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 미국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CPC)이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의 대안으로서 유럽 시장에 카자흐스탄산 에너지를 공급할 중요한 통로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CPC의 원유 터미널이 위치한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흑해 연안을 공격하면서 CPC의 원유 선적에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CPC는 카자흐스탄의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러시아를 거쳐 흑해로 운송한다. 전 세계 일일 원유 공급량의 약 2%가 이 송유관을 거친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부터 자사의 카자흐스탄 사업장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셰브론은 CPC 지분 15%를 보유한다.

올해 2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중동의 석유 수송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바브알만데브 해협에서 통행이 제한되자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정도로 치솟았다. 미국은 이 같은 국면에서 또 다른 주요 에너지 보급로인 흑해까지 막히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중장거리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의 군수 물자 수송망과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하는 과정에서 흑해와 아조우해 공습을 확대했다.

일각에선 서방 지원이 긴요한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을 지속하되 미국의 흑해 공격 자제 요구에 대응해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대상으로 공습 표적을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