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앙은행, 기준금리 14%로 인하…경기 둔화 조짐 반영(종합)
지난해 6월 이후 10번째 인하…시장 동결 전망 빗나가
올해 성장률 전망 0∼1%로 낮춰…"연료난 연말 해결 기대"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중앙은행이 2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14.25%에서 14%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해 6월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후 10번째 인하 조치다. 이번 결정은 대다수 전문가의 동결 전망과 어긋나는 것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이사회를 마친 뒤 금리를 0.25%p 내리기로 결정했다며 "6월 신용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고, 기업들도 향후 수요와 생산에 대한 기대를 크게 낮췄다"고 밝혔다.
신용 증가세 둔화와 기업의 수요·생산 전망 악화 등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추가 금리 인하 여건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여름철 나타난 큰 폭의 물가 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 확대는 상당 부분 일회성 요인과 관련돼 있으며, 기조적 물가상승률 추정치는 연율 환산 기준 4∼5%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금융당국 목표치인 4%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율은 금리 인하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앙은행은 "일부 산업의 생산능력이 일시적으로 축소된 데 따른 직접적·이차적 영향과, 향후 3년간 더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더욱 완만하게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과 정부 지출 확대가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미다.
중앙은행은 향후 기준금리 결정을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의 흐름, 국내외 여건에 따른 위험 평가에 따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오는 9월 11일 열린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6월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21%에서 20%로 낮췄다. 이후 같은 해 7월 18%, 9월 17%, 10월 16.5%, 12월 16%로 잇달아 인하했다.
올해 들어서도 2월 15.5%, 3월 15%, 4월 14.5%, 6월 14.25%로 낮춘 데 이어 이번에 14%로 추가 인하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대출 비용이 낮아져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금리가 상승해 예금과 저축의 매력이 커지는 대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 물가 상승세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앞서 러시아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 상승세와 연료 수급난, 기업의 기대인플레이션 확대, 재정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4.2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결정 회의 뒤 브리핑에서 최근 2개월여 동안 급격히 악화한 러시아 내 연료 수급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연료시장 상황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연료 생산능력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료 수급난이 향후 물가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인하 발표와 함께 내놓은 중기 경제 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5∼1.5%에서 0∼1%로 낮췄다.
다만 2027년과 2028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연 1.5∼2.5%로 유지했다. 2029년 성장률 전망치는 처음으로 제시하면서 역시 1.5∼2.5%로 예상했다.
중앙은행은 이와 함께 광물채굴세 등 석유 관련 세금 산정에 활용되는 2026년 우랄유 평균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65달러에서 60달러로 낮췄다.
2027년 유가 전망치는 기존 55달러에서 50달러로, 2028년 전망치도 55달러에서 50달러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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