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러 최대 물류센터 타격…전쟁 피해 중산층으로 확산
와일드베리스 시설 잇단 피격…피해액 최대 44억달러 추산
정유시설 공격에 주유 대란…"'전쟁은 먼 곳' 서사 흔들려"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이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와일드베리스의 물류센터를 잇달아 타격하면서 그동안 전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느꼈던 러시아 도시 중산층과 소상공인들에게까지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드론이 최근 와일드베리스 물류 시설 4곳을 공격하면서 최소 9명이 숨졌다. 피해액은 30억~44억 달러(약 4조~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와일드베리스는 월간 이용자가 8100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서 수십만명의 판매자가 이곳을 통해 의류와 생활용품, 전자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18일엔 와일드베리스가 운영하는 모스크바 외곽의 대형 물류단지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이틀 넘게 이어졌고, 이후 러시아 남부 물류 시설 2곳도 피격됐다.
피해액 대부분은 와일드베리스 자체 건물보다 입점 판매자들이 보관하던 상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판매자는 이번 피해로 "재고의 절반을 잃어 대출 상환마저 어려워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격 대상이 된 물류 시설에서 "러시아군에 드론 부품과 항법 장비 등을 공급하고 있다"며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만 WSJ는 와일드베리스에서 드론과 방탄복 등이 판매되고 있지만 상품 대부분은 민수용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러시아 물류망뿐 아니라 정유시설도 겨냥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IIR에너지에 따르면 이달 들어 러시아 정유 시설의 절반 이상이 공격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러시아는 수년 만에 휘발유 수입에 나섰다. 일부 지역에선 주유소 앞에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전쟁이 일상과 경제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던 러시아 크렘린궁의 전략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막심 미로노프 IE비즈니스스쿨 교수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수년 동안 '전투는 제국의 변방에서 벌어지고 있고 모든 게 정상'이란 얘기를 팔아왔다"며 "이제 사람들은 주유소의 줄과 화재를 통해 전쟁을 직접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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