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유공장 대신 그림자 선단 타격에 집중…러 연료난 완화
일부 지역선 연료 공급 개선…수급난 완전 해소엔 시간 걸릴 듯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에 대한 공격의 초점을 대형 정유시설에서 이른바 '그림자 선단' 유조선으로 옮기면서 러시아의 연료난이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지방 당국들은 최근 주민들에게 연료 수급이 개선되고 공급도 한층 안정되고 있다고 알리고 있다.
다수 지역에서 연료 판매 제한 조치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 1대당 휘발유 판매 한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당국의 주장을 검증할 만한 신뢰도 높은 독립 통계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소셜미디어 자료에서도 연료 공급 상황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료 수급 상황은 지역별로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수도 모스크바 주유소의 54%,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유소의 61%에서는 최소 한 종류의 차량용 연료를 구매할 수 있었다.
반면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시베리아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와 노보시비르스크에서는 최소 한 종류의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 비율이 전체의 2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80%에 가까운 주유소에서는 여전히 휘발유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주 동안에도 러시아 본토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은 계속됐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정유시설을 노린 데다 피해도 이전보다 크지 않아 타격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러시아 '그림자 선단' 소속 선박에 대한 공격은 크게 늘었다. 이달 8일부터 20일까지 유조선 89척을 포함해 최소 124척의 선박이 공격받았다.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가 국제 제재를 피해 원유와 석유제품 등을 운송하는 데 활용하는 비공식 선단으로, 상당수가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우크라이나는 주로 러시아의 곡물 수출 및 군수 물자 주요 수송로인 아조우해와 케르치 해협의 선박들을 겨냥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벤 배리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공격 대상을 다양하게 확대하면서 표적을 계속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다음 공격 대상을 예측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략은 러시아가 방공 전력을 적절히 배치하고 접근하는 드론과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연료 공급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지만 수급난이 해소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에너지시장 분석업체 EA 애널리틱스는 러시아의 7월 평균 원유 정제량이 하루 351만1000 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2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또 계절적 평균보다 3분의 1 이상 적은 규모로, 러시아의 석유제품 공급 부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 각지의 지방 당국도 주민들에게 추가적인 어려움에 대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 능력의 최대 40%가 타격을 입으면서 러시아 전역의 약 3분의 1 지역에서 연료 부족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은 러시아 국민은 약 5천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연료 공급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며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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